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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넷플-통신사 다툼에, 낼 돈 더 느나? 망 사용료 완전정복 [팩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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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사용료를 둘러싼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통신사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망 사용료를 둘러싼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통신사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찻잔 속 태풍’인 줄 알았던 망 사용료가 진짜 ‘태풍’이 되고 있다. 구글·넷플릭스 측 증인 출석이 예정된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 앞서 망 사용료 공방의 쟁점과 현황을 Q&A로 정리했다. 입장이 갈리는 부분은 각자 주장을 기재했다.

망 사용료가 뭐야?
인터넷 망을 제공하는 SK브로드밴드(SK텔레콤 자회사, 이하 SKB)·KT·LG유플러스 같은 통신사를 ISP(Internet Service Provider,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 그 망 위에서 콘텐트를 제공하는 구글·넷플릭스·네이버·카카오 같은 사업자를 CP(Content Provider, 콘텐트 공급자)라고 한다. CP가 콘텐트 송출을 위해 ISP에 내는 전용 회선료(기업 전용선), 데이터센터 입주비 등을 통틀어 ‘망 사용료’로 부른다.
이게 왜 논란인데?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가 급증하면서 ISP의 트래픽 부담이 커졌다. 2019년부터 넷플릭스와 소송 중인 SKB에 따르면, 이 회사가 서비스 중인 넷플릭스 트래픽은 2018년 5월 50Gbps에서 2022년 7월 1500Gbps로 30배 증가했다. 여기까진 세계적인 현상이다. 문제는 ISP와 해외 CP의 입장차. ISP는 “국내 트래픽 1·2위인 구글·넷플릭스만 망 사용료를 안 낸다”고 주장하고, 해외 CP는 “망 사용료는 한국에만 있는 이중과금 개념”이라고 맞선다.
SK브로드밴드가 2018년 6월 일본과 홍콩에서 넷플릭스와 최초 연동한 이후 증설한 해저 케이블 용량 추이. 증설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지자 SKB는 2019년 11월 방통위에 중재를 신청했다. 이에 넷플릭스가 2020년 4월 “돈(채무) 낼 의무가 없다”며 제기한 것이 현재 2심 진행 중인 채무부존재 소송. 사진 SK브로드밴드

SK브로드밴드가 2018년 6월 일본과 홍콩에서 넷플릭스와 최초 연동한 이후 증설한 해저 케이블 용량 추이. 증설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지자 SKB는 2019년 11월 방통위에 중재를 신청했다. 이에 넷플릭스가 2020년 4월 “돈(채무) 낼 의무가 없다”며 제기한 것이 현재 2심 진행 중인 채무부존재 소송. 사진 SK브로드밴드

왜 지금 다시 싸워?
국회엔 2년째 계류 중인 망 사용료 관련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7건이 있다(더불어민주당 4건, 국민의힘 2건, 무소속 1건). 구글·넷플릭스를 겨냥한 법안들이다. 대체로 CP가 ISP의 망 사용 계약이나 대가 요구를 거부할 수 없게 하는 내용(이하 ‘망 사용료 의무화법’, 망 무임승차 방지법으로 불리기도 한다). 관련해 9월 20일 과방위가 ‘첫’ 공청회를 열었는데, 같은 날 구글이 입법 반대 서명운동 등 여론전을 시작하며 화제가 됐다.

결정타는 아마존의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에서 터졌다. 트위치 측이 한국의 망 사용료가 너무 비싸다며 9월 30일부터 한국에서만 화질을 720p로 제한한 것. 이후 젊은층 관심이 급증했다. 비슷한 시기 슈카, 삼프로TV, 대도서관 등 대형 유튜버들이 앞다퉈 망 사용료를 공론화했다. 슈카는 방송에서 “구글, MCN(유튜버 소속사), 기획사 등에서 망 사용료 갈등에 의견을 내달라는 요청이 온다”고 밝히기도.

이에 10월 12일 통신 3사와 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합동 간담회를 열어 구글·넷플릭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날은 SKB와 넷플릭스의 2심 6차 변론기일이기도 했다.
9월 30일부터 한국 내 동영상 화질을 최대 720p로 제한한 아마존의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 화질 제한 이유로 망 사용료를 암시했다. 사진 클릭 시 트위치 공지로 이동. 사진 트위치

9월 30일부터 한국 내 동영상 화질을 최대 720p로 제한한 아마존의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 화질 제한 이유로 망 사용료를 암시했다. 사진 클릭 시 트위치 공지로 이동. 사진 트위치

구글은 왜 여론전까지?
망 사용료 갈등은 유럽·미국에서도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에서 망 사용료 법제화라는 ‘선례’를 남기지 않으려는 목적이 크다. 요약하면 소송전, 입법전, 여론전에 국제전까지 복잡하게 얽힌 상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재명이 왜 여기서 나와?
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잘 챙겨보겠습니다. 망 사용료법 문제점이 있어 보입니다”란 짧은 트윗을 올렸다. 이후 여야 이견 없이 통과될 듯하던 망 사용료 의무화법에 민주당 일부가 신중론을 제기했다. 익명을 원한 IT업계 관계자는 “트위치 사태로 각종 커뮤니티와 유튜브에서 망 사용료 의무화법이 ‘부당 입법’이란 여론이 급증했는데 (민주당이) 이를 의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트위치의 주 사용자층은 10~20대 남성(61%)과 여성(18.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밤늦게 올린 트윗. 사진 이재명 트위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밤늦게 올린 트윗. 사진 이재명 트위터

망 사용료, 망 이용료, 망 이용대가, 망 비용 뭐가 맞아?
다 같은 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가 사용하는 용어는 망 이용대가(망 대가).
그럼 ‘망 접속료’랑 ‘망 전송료’는 뭐야?
이 부분은 논란이 있다. 인터넷을 쓰고 싶으면 누구든 ISP에게 돈을 내고 일단 망에 ‘접속’해야 한다. 접속은 유료다. 접속료는 보통 처음으로 만나는 ISP에게 낸다. 미국 CP인 구글·넷플릭스의 주장은 ▶이미 버라이즌·AT&T 같은 미국 통신사에 접속료를 냈으니 한국 통신사엔 안 내도 되는데 ▶한국 통신사는 콘텐트 하나를 내보낼 때마다 별도의 ‘전송료’를 요구한다는 것. 반면 통신사 주장은 ‘접속’은 ‘전송’을 포함하는 개념이며, “구글·넷플릭스가 자체 서버를 통해 한국에 직접 망을 붙였으니 국내 통신사에도 접속료를 내는 게 맞다(윤상필 KTOA 실장)”는 것.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네이버·카카오는 망 사용료 내고 있어?
망 사용료를 둘러싼 해묵은 쟁점, 바로 ‘역차별’이다. 시발점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구글은 국내에서 트래픽 비용도 안 낸다”는 작심비판(2017년 국감). 당시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도 “네이버는 2016년에만 734억원의 망 사용료를 지불했다. 유튜브는 얼마 내냐”고 지원 사격했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이해진 창업자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글로벌 빅테크와 공정 경쟁하게 해달라”며 해외 CP와의 망 사용료 역차별 문제를 시사했다.

이는 정부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11일 과기정통부 ‘최근 5년간 통신사의 국내·외 CP별 대한 망 이용대가 단가 추이 현황’에 따르면, 2016년 국내 CP의 망 사용료를 100으로 잡았을 때 지난해 해외 CP가 낸 금액은 71, 국내 CP는 85.3으로 차이가 있었다.
국내 CP와 해외 CP의 망 사용료 단가 추이. 통신사 기준 망 사용료를 납부하지 않는 구글·넷플릭스는 제외된 수치. 단가가 낮아지는 이유는 대형 계약이 많아져 볼륨 할인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통신사들은 설명한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국내 CP와 해외 CP의 망 사용료 단가 추이. 통신사 기준 망 사용료를 납부하지 않는 구글·넷플릭스는 제외된 수치. 단가가 낮아지는 이유는 대형 계약이 많아져 볼륨 할인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통신사들은 설명한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망 사용료 요구, ‘망 중립성’ 위반 아냐?
‘망 중립성’을 망 사용료와 엮는 데 대한 해석이 갈린다. 1심 법원은 ‘통신사가 자사 망에 흐르는 합법적 트래픽을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인 망 중립성과 이번 망 사용료 분쟁은 직접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 SKB는 “의사가 환자를 차별해선 안 되는 법적 의무가 있다고 해서 의료 서비스가 무상은 아니다”고 빗대기도.

반면 구글·넷플릭스를 대변하는 시민단체 오픈넷의 박경신 이사(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망 중립성을 “전 세계 망은 상호의존적이고 상호호혜적이라 자신의 망에 문지기 노릇을 하며 통행세를 받아선 안 된다는 원칙”으로 보고 입법을 반대하고 있다.
지난 12일 구글·넷플릭스의 망 무임승차를 비판하는 통신3사·통신사업자연합회 합동 간담회(왼쪽 위)가 열리자 구글·넷플릭스 측 시민단체 오픈넷이 13일 반박자료(오른쪽 위)를 냈다. 이후 일주일 넘게 서로 재반박이 오가며 공방이 벌어졌다. 사진 통신사업자연합회, 오픈넷

지난 12일 구글·넷플릭스의 망 무임승차를 비판하는 통신3사·통신사업자연합회 합동 간담회(왼쪽 위)가 열리자 구글·넷플릭스 측 시민단체 오픈넷이 13일 반박자료(오른쪽 위)를 냈다. 이후 일주일 넘게 서로 재반박이 오가며 공방이 벌어졌다. 사진 통신사업자연합회, 오픈넷

이중과금은 또 뭐야? 소비자한테 휴대폰 요금 걷고 기업에 망 사용료 또 받는 것?
인터넷을 통신사처럼 ‘양면시장’으로 볼 것인가, 해외 CP처럼 ‘상호 무정산(Bill and Keep) 시장’으로 볼 것인가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양면시장론은 원래부터 소비자가 내는 돈 따로, 기업이 내는 돈 따로인 시장이란 것. ISP의 입장이다. 구글·넷플릭스 등이 주장하는 상호무정산론은 ISP 간 피어링(연결) 비용은 각출하여 서로 퉁치는 게 맞고, 소비자에게 걷은 돈으로 망에 투자하는 게 ISP의 책무라고 본다. 1심 법원은 인터넷을 양면시장이라고 판결했다.
1심 결과는 어땠어?
넷플릭스가 패소했지만 SKB가 이겼다(돈을 받을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1심 법원이 넷플릭스가 망 연결·유지 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지만, 대가를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지불할지는 ‘둘이 알아서 합의하라’ 했기 때문. 넷플릭스의 자체 캐시 서버인 오픈커넥트(OCA) 등을 대가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덧붙였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진짜 구글·넷플릭스만 안 내?
KTOA는 “구글·넷플릭스를 제외한 나머지 99%는 어떤 형태로든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애플, 메타, 디즈니 등 다른 외국계 기업들은 통신사와 CP 사이를 중개하는 CDN 사업자에게 망 사용료를 ‘간접 지불’한다고 강조한다. 왜 구글·넷플릭스만 안 내냐는 주장. 
왜 안 내는데?
구글·넷플릭스는 자체 캐시 서버를 두고 ISP와 망 비용을 이미 분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캐시 서버는 고객이 자주 쓰는 데이터를 미리 고객 근처에 끌어다놔, 트래픽 부담을 줄여주는 일종의 ‘복사’ 서버. 넷플릭스는 일본·홍콩에 있는 자사 OCA를 통해 한국 ISP가 매년 1400만~2100만 달러(약 200억~300억원)를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SKB는 “망 사용료를 할인해줄 이유는 되지만 공짜로 줄 이유는 될 수 없다”고 반박 중. “트래픽이 절감되는 구간은 미국~일본이지, 일본~한국이 아니기 때문”에 부담은 여전하다는 것.
망 사용료, 낸다면 얼마나?
“사적 계약이라 구체적 수치는 밝힐 수 없다”는 것이 양측의 기본 입장. 계약 조건이 회사마다 달라 영업비밀이란 소리다. 다만 법정에서 SKB가 넷플릭스에 요구한 망 사용료는 2017년 15억원, 2020년 272억원이었다.

구글도 추산치는 있다. 통신 3사 간담회에서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 10년간 유튜브에서 누적 45억뷰(1080p 기준)를 올린 인기 동영상 1개가 내야 할 망 사용료는 1846만원, 광고 수익은 최소 73억6000만원”이라고 주장했다. 이 셈법에 따르면 구글의 광고 수익 대비 망 사용료 비중은 0.25%에 불과하단 건데, 구글에 추산의 정확성을 문의했더니 “추측이나 루머에는 대응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가 지난 12일 통신3사·통신사업자연합회 합동 간담회에서 추산한 유튜브의 예상 망 사용료. 사진 통신사업자연합회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가 지난 12일 통신3사·통신사업자연합회 합동 간담회에서 추산한 유튜브의 예상 망 사용료. 사진 통신사업자연합회

한국 망 사용료, 정말 비싸?
오픈넷은 사설 국제조사기관 텔레그래프를 인용해 한국의 인터넷 접속료가 파리의 8배, 미국의 5배, 독일의 10배라고 주장한다. 윤상필 KTOA 실장은 “CP-ISP 간 망 사용료는 어디서나 영업비밀조항(NDA)이기 때문에 정확한 금액을 갖고 비교한 자료가 아니다”라며 “한국 요금도 볼륨 할인(대용량 구입시 할인)을 통해 조사 당시보다 단가가 많이 낮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법이 시행되든 안 되든 피해는 소비자 몫 아냐?
실제 소비자들 우려가 이 부분. 법이 통과되면 유튜브·넷플릭스가 망 사용료 내야한다며 구독료 올리고, 폐기되면 통신사가 트래픽 부담된다며 통신비 더 걷지 않겠냐는 것. 이와 관련 김성진 SKB 실장은 지난 통신 3사 간담회에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넷플릭스는 팩플팀 질의에 “망 사용료와 구독료는 완전히 다른 주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구글은 답하지 않았다.
유튜브가 망 사용료 내기 시작하면, 트위치처럼 화질 저하돼?
구글의 공식 입장은 없다. 다만 9월 모바일인덱스 기준 유튜브는 한국 인구의 81%인 4183만명이 쓰고, 월 사용량이 약 14억 시간에 이르는 초대형 플랫폼이다. 소비자 전체의 시청 경험을 떨어트리느니 일부 크리에이터들에 쓰던 비용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 거텀 아난드 유튜브 아태지역 부사장이 지난 4월 “망 사용료를 법제화하면 그만큼 한국 유튜버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 밝히기도. 유튜버들이 망 사용료에 더 민감해진 한 배경이다.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 로이터=연합뉴스

해외 상황은 어때?
CP와 망 부담을 나누려는 시도는 해외 ISP들 사이에서도 꾸준했고, 최근 더 빨라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익성이든 영향력이든 시대의 흐름에 따라 CP 힘은 세졌고, ISP 힘은 약해졌기 때문. 특히 미국 빅테크를 견제하고 싶어하는 유럽의 정책 진행 속도가 빠른 편이다. 유럽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메타·구글·애플·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넷플릭스 등 6대 빅테크의 트래픽은 전체의 55%로 막대하다. EU 집행위원회는 연말까지 빅테크에 망 투자비용을 분담케 하는 법안을 마련할 예정.

반면 미국은 ISP도 CP도 자국 기업이라 셈법이 복잡하다. 트럼프 정부는 ISP 편을, 바이든 정부는 CP 편을 드는 등 정권에 따라 힘 싣는 곳이 변하기도 한다. 공화당이 발의한, EU 집행위 법안과 비슷한 취지의 ‘인터넷 공정 기여법’은 지난 5월 상원 상무위원회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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