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츠앱↔텔레그램 교신 가능해야” 유럽도 독점 철퇴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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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에 대한 규제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해외에선 이미 관련 논의가 활발하다. 유럽은 디지털시장법(DMA) 시행을 앞두고 있고, 미국도 플랫폼 독점 견제를 위한 기업결합 심사기준 개정을 검토 중이다.

20일 유럽연합(EU)과 공정위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DMA에 대한 최종 입법절차가 유럽의회와 이사회에서 마무리되면서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구글·메타 등 초대형 플랫폼을 사전에 지정하고, 의무사항을 부과하는 게 법안의 골자다. 특히 여기엔 메신저 독점 견제가 주된 내용으로 포함됐다.

법안을 보면 메시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플랫폼은 다른 메신저와의 상호운용성을 보장해야 한다. 서로 다른 메신저 간에도 메시지나 사진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매출액 기준 등을 충족하는 초대형 플랫폼이 규제 대상으로, 메타의 ‘왓츠앱’이 여기에 해당한다. 왓츠앱은 미국·유럽 등 서구권에서 주로 서비스하는 메신저 앱으로, 지난해 전 세계 월간 이용자만 20억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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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운용이 의무화되면 텔레그램 등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메신저를 통해 왓츠앱 이용자에게 메시지나 이미지·동영상을 보낼 수 있다. 메신저 특성상 독점 사업자가 모든 이용자를 끌어당기는 만큼 이에 대해 견제가 필요하다는 게 상호운용 조항을 넣은 이유다.

카카오 사태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통해 국내 메신저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메신저의 경우 시장을 독점하면 이용자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용자끼리의 대화만 가능해서다. 이에 따라 경쟁사업자가 시장에 새로 진입하기 어렵다.

공정위는 플랫폼 독과점 판단 기준과 금지행위를 구체화하는 온라인 플랫폼 심사지침 제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른 한편으론 기업결합(M&A) 심사기준을 개정해 플랫폼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제동을 건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2016년 이후 100여개 기업을 인수했는데 이 과정에서 공정위 제재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

미국도 이른바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등이 중소업체를 인수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는데 기존 법으로는 이를 제재할 수단이 없자, 최근 기업결함 심사기준 개정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공정위도 기업결합 심사 때 플랫폼 특성을 반영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심사기준 개정 검토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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