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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멜로’로 돌아온 신하균 “촬영 중 나도 모르게 눈물”

중앙일보

입력

지난 14일 1~3회가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는 죽은 아내 이후(한지민)으로부터 자신을 만나러 오라는 초대를 받은 남자 재현(신하균)의 이야기를 그린 SF 휴먼 멜로다. 사진 티빙

지난 14일 1~3회가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는 죽은 아내 이후(한지민)으로부터 자신을 만나러 오라는 초대를 받은 남자 재현(신하균)의 이야기를 그린 SF 휴먼 멜로다. 사진 티빙

“진짜 정말로 멜로라고 생각 안 했는데....”

‘이준익 감독의 첫 번째 휴먼 멜로’라는 수식어가 붙는 티빙 신작 시리즈 ‘욘더’에서 주인공 재현을 연기한 배우 신하균의 말이다.
재현은 암에 걸려 안락사한 아내 이후(한지민)로부터 미지의 공간 ‘욘더’로 자신을 만나러 오라는 초대를 받고 고뇌하는 인물이다. 인물 소개만 봐도 눈물 쏙 빼는 멜로가 예상되지만, 정작 지난 18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신하균은 “저희는 (촬영하면서) 멜로라는 이야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멜로라고 해서 특별히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제가 표현해야 될 감정이 무엇인가만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죽음 통해 삶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

‘욘더’는 영화 ‘왕의 남자’ ‘사도’ ‘동주’ 등 시대극에 강점을 보여온 이준익 감독이 처음 연출한 시리즈물이다. 죽은 아내의 기억으로 생성된 가상 세계에서 그녀를 마주하는 재현의 이야기를 통해 생과 사, 육체와 영혼 등 삶의 근원적인 주제들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작품이다.
신하균은 ‘욘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재현이라는 인물보다는 죽음을 통해 지금 살아가는 것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이 이야기는 ‘1인칭 심리극’이라고 했다”며 “주연으로서 이렇게 큰 표현 없이 심리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게 감사한 동시에 도전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재현은 표현을 많이 하는 인물이 아니에요. 절제된 표현 안에서 감정을 응축시키면서 끌고 나가는 부분이 저에게도 도전이어서 어려웠죠.”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는 안락사가 합법화된 2032년을 배경으로, 죽은 아내를 가상 세계에서 만나는 남자 재현(신하균)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죽은 자의 기억으로 설계된 가상 공간 등 SF적 상상력을 가미한 서사와 연출이 돋보인다. 사진 티빙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는 안락사가 합법화된 2032년을 배경으로, 죽은 아내를 가상 세계에서 만나는 남자 재현(신하균)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죽은 자의 기억으로 설계된 가상 공간 등 SF적 상상력을 가미한 서사와 연출이 돋보인다. 사진 티빙

드라마 ‘좋은 사람’(2003) 이후 20여년 만에 신하균과 한지민이 합을 맞춘 멜로라는 점에서 캐스팅 때부터 화제를 모은 ‘욘더’이지만, 신하균은 연신 멜로보다는 다른 부분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사실 부부간의 사랑, 멜로처럼 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촬영 때 그런 이야기는 거의 안 했다”며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던 부분은 오히려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것이었다”고 했다.
“이후의 대사 중에 ‘나는 내 기억을 믿는다’는 대사가 있는데, 사실 같은 경험을 해도 사람마다 선택적으로 기억을 하잖아요. 또 이후가 계속 ‘욘더’로 오라고 하는 것도 인간의 어떤 이기심이 아닐까 싶었어요.”

그의 말처럼 ‘욘더’는 기본적으로 사별한 부부의 이야기지만, 격정적으로 감정을 분출하기보다는 SF적 상상을 바탕으로 안락사와 같은 윤리적인 주제부터, ‘기억하면 실재하는 것인가’ 등 철학적인 질문까지 짚어낸다. 이런 점은 배우들로서는 연기하기 까다로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도 했다. 신하균은 “감정을 막 표현해도 되면 오히려 쉬운데, ‘욘더’에서는 눈의 떨림 하나, 시선 하나 등 아주 미세한 감정 표현을 해야 하는 게 어려웠다”며 “CG 작업(이 필요한 부분)도 많아서 블루 스크린에서 촬영을 많이 했는데 좀 썰렁하긴 했다. 3회 잠수교 장면도 실제 그곳이 아니라 다른 비슷한, 휑한 도로에서 촬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티빙 '욘더' 포스터. 사진 티빙

티빙 '욘더' 포스터. 사진 티빙

그런 가운데서도 저절로 눈물이 흐를 정도로 몰입됐던 장면도 있었다. 1회에서 재현이 마지막으로 이후를 안으며 눈물을 떨구는 장면은 “원래 울려고 했던 게 아닌데” 눈물이 흘렀던 장면이었다.
신하균은 “사실 대본에서는 그냥 천장을 보고 누워서 담담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거였는데, 현장에서 감독님이 둘이 얼굴을 맞대고 죽음을 맞이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며 “감독님이 직접 시연했는데 좀 이상해서 다들 반대했지만, 촬영을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감정이 올라왔다. 건조하게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물을 보니 눈물이 적절하게 나온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하균신’ 별명 부끄러워…연기 항상 어렵다”

‘욘더’에 앞서 시트콤 ‘유니콘’(쿠팡플레이), 스릴러 ‘괴물’(JTBC) 등에 출연한 신하균은 어떤 장르든 자유롭게 오가는 배우처럼 보이지만, 그 스스로는 연기가 “항상 어렵다”고 했다. “제가 도전하는 걸 좋아해서 제 능력치를 벗어나는 역할이라도 마음에 들면 도전하는 편인데, 항상 결정해 놓고 ‘내가 잘해낼 수 있을까’ 막막해 하고 촬영장에서 돌아오는 길에도 반성하는 편이에요.”

그런 맥락에서 그는 팬들이 ‘연기의 신’이라는 의미를 담아 ‘하균신’이라 부르는 별명에 대해서도 “부끄럽다”며 쑥스러워 했다. 그간 쌓은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느냐는 질문에도 “안 돌아본다”고 단호하게 답하며 “현재에 충실하되 과거는 빨리 잊고, 다가오지 않을 미래 때문에 불안해 하지도 말자, 그렇게 생각하며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스릴러, 코미디, 멜로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간 신하균은 "어떤 장르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없다. 캐릭터에 공감하기보다 이야기에 공감 가는 작품에 참여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사진 티빙

최근 스릴러, 코미디, 멜로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간 신하균은 "어떤 장르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없다. 캐릭터에 공감하기보다 이야기에 공감 가는 작품에 참여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사진 티빙

작품 종영 때마다 “아쉬운 부분도 있고, 보람찬 부분도 있다”는 똑같은 소감을 밝혀 팬들 사이에 ‘아부보부’라는 유행어를 만들기도 한 신하균은 “저도 몰랐는데 종영 소감을 다 똑같이 말했더라”며 머쓱해 했다. “사실 항상 연기를 완벽하게 하고자 해도 허점들이 눈에 보여요. 카메라로 저장이 돼서 바꿀 수도 없으니까 굉장히 아쉽고 힘들죠.”

이렇게 이번 작품에서의 ‘아쉬운 부분’을 털어놓은 그는 ‘보람찬 부분’으로는 “이런 이야기를 제가 전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느리지만 천천히 생각해 보면서 이야기를 곱씹어 볼 수 있는 작품을 했다는 만족감은 있어요. 남은 회차에서는 재현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 지가 관전 포인트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4일 1~3회가 공개된 ‘욘더’는 21일 나머지 4~6회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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