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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서 라스트 댄스 '메날두'...5수 끝에 월드컵 우승 이룰까

중앙일보

입력

카타르 월드컵에서 라스트 댄스를 준비하는 포르투갈 간판 공격수 호날두. AP=연합뉴스

카타르 월드컵에서 라스트 댄스를 준비하는 포르투갈 간판 공격수 호날두. AP=연합뉴스

 "크리스티아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와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라스트 댄스를 준비한다."

프랑스24는 20일(한국시간) 마지막 월드컵 무대를 밟은 수퍼 스타를 소개하며 호날두와 메시를 꼽았다. 2000년대부터 세계 축구를 양분한 둘은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각종 우승 트로피와 개인 타이틀을 수집했다. 하지만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둘도 아직 품어보지 못한 상이 있다. 바로 월드컵 우승과 득점왕이다. 만 37세 호날두와 35세 메시의 나이와 경기력을 고려하면 4년 뒤 2026 북중미월드컵 출전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 무대다.

호날두는 포르투갈 국가대표로 국가대항전(A매치) 117골을 터뜨렸다. 역대 최다 기록이다. 유럽축구선수권(유로)에서도 2016년 우승을 이끌었다. 유로 2020에서 5골로 득점왕에 올랐고, 개인 통산 14골(5회 참가)로 역대 유로 최다 골 기록도 갖고 있다. 하지만 월드컵만 나오면 작아졌다. 이번이 5번째 월드컵 출전인 호날두는 앞서 네 차례 대회에서 7골을 넣었다. 유로에 비해 아쉬운 활약이다. 호날두가 경험한 월드컵 최고 성적도 4강(2006년 독일)이다. 다행히 포르투갈은 이번 월드컵에서도 우승을 도전해 볼만한 전력이다. 한국·우루과이·가나와 같은 H조에 묶인 포르투갈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위다. 브루누 페르난드스(맨유)와 베르나르두 실바, 주앙 칸셀루(이상 맨체스터 시티)를 비롯해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선수(MVP) 하파엘 레앙 등 각 리그 스타급 2선 공격수들이 모였다. 최전방 공격수 호날두에게 골 찬스를 내줄 조력자로 넘쳐난다.

호날두는 이번이 5번째 월드컵이지만, 아직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AP=연합뉴스

호날두는 이번이 5번째 월드컵이지만, 아직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AP=연합뉴스

문제는 호날두다. 최근 그는 하락세다. 이번 시즌(2022~23시즌)을 앞두고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떠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출전하는 팀으로 가겠다며 프리시즌을 불참하는 등 이적 소동을 벌였다. 그 여파로 호날두는 맨유 주전에서 밀려 벤치만 지킨다. 30대 후반에 접어들며 신체 능력이 떨어진 데다 경기 감각까지 잃어 깊은 부진에 빠졌다. 지난 18일 발표된 세계 축구 최고 귄위상인 발롱도르 후보 30인 명단에서도 호날두는 20위까지 밀렸다.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순위다.

포르투갈에선 호날두를 대표팀에서 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물론 한국 팬들은 호날두가 월드컵 나서길 바라고 있다. 손흥민이 이끄는 한국이 호날두를 상대로 통쾌한 '복수'를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호날두는 유벤투스 소속이던 2019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방한 경기에서 단 1분도 뛰지 않는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고 떠났다. 이전까지 '우리 형'이라고 불리던 호날두는 '날강두'가 됐다. 한국은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만난다.

호날두처럼 5번째 월드컵에 나서는 메시. AFP=연합뉴스

호날두처럼 5번째 월드컵에 나서는 메시. AFP=연합뉴스

메시도 호날두와 같은 상황이다. 월드컵 우승 빼고 못 해본 게 없기 때문이다. 남미축구선수권(코파아메리카)에서도 지난해 득점왕을 차지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지금까지 A매치 호날두 다음으로 많은 90골을 넣었다. 남미 선수로는 역대 최다 골이다. 하지만 월드컵만은 손에 잡히지 않는 신기루 같은 존재였다. 메시가 여전히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인 디에고 마라도나를 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메시는 소속팀 업적에선 마라도나보다 뛰어나지만,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해 밀렸다. 마라도나는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서 독보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메시도 호날두처럼 카타르가 5번째 월드컵이다. 월드컵 우승 문턱까지 가본 경험은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다. 아르헨티나는 결승에서 연장 승부 끝에 독일에 0-1로 패하며 준우승했다. 메시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인 골든볼을 수상했지만, 웃지 못했다. 무엇보다 메시는 월드컵에서 총 6골을 터뜨렸는데, 모두 조별리그에서 나왔다. 프랑스24는 "월드컵에 5번이나 나온 메시가 승부처인 토너먼트에서 무득점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평했다.

메시는 마지막 월드컵에서 첫 우승을 꿈꾼다. AFP=연합뉴스

메시는 마지막 월드컵에서 첫 우승을 꿈꾼다. AFP=연합뉴스

메시는 카타르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호날두와 달리, 메시는 대표팀에서 여전히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아르헨티나는 지난달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에서 3-0 승리를 거두며 35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렸다. 메시는 이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대진운도 좋다. FIFA 랭킹 3위 아르헨티나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멕시코·폴란드·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C조에 속했다. 무난히 16강 토너먼트 진출이 오를 전망이다.

크리스티안 로메로(토트넘)와 니콜라스 오타멘디(벤피카),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맨유) 등이 지키는 수비와 앙헬 디마리아(파리 생제르맹)와 귀도 로드리게스(베티스), 로드리고 데파울(아틀레티코) 등이 버틴 중원은 우승 전력일 만큼 탄탄하다는 평가다. 지난달 미국 CBS 전망으로는 아르헨티가 카타르 월드컵 우승 후보 '1순위'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프랑스24는 "신예들의 도전이 거세지만, 호날두와 메시는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 기회를 잡고 완벽한 축구인생을 완성하는 꿈을 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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