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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골탕먹인 하이마스도 만드나…美무기 대만과 공동생산 검토

중앙일보

입력

지난 5월 리투아니아 루클라에서 열린 나토 군사 훈련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독일군 병사가 휴대용 방공 시스템 스팅어 미사일을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5월 리투아니아 루클라에서 열린 나토 군사 훈련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독일군 병사가 휴대용 방공 시스템 스팅어 미사일을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에 큰 타격을 입힌 미국의 M142 고속기동 포병 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가 대만 현지에서 만들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하이마스를 비롯한 자국 무기를 대만 현지에서 공동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대만에 신속하게 무기를 제공해 중국의 대만 침공 억지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美 “신속한 무기 제공, 대만 안보에 불가결”

지난 13일 필리핀 북부 타를락주 카파스에서 열린 필리핀과 미국 해병대의 전투 훈련에서 한 미군이 하M142 고속기동 포병 로켓시스템(HIMARSㆍ하이마스)를 살펴보고 있다.EPA=연합뉴스

지난 13일 필리핀 북부 타를락주 카파스에서 열린 필리핀과 미국 해병대의 전투 훈련에서 한 미군이 하M142 고속기동 포병 로켓시스템(HIMARSㆍ하이마스)를 살펴보고 있다.EPA=연합뉴스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베단트파텔 미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대만과 무기 공동 생산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과 관련해 “구체적인 코멘트는 하지 않겠다”면서도 “신속한 무기 제공이 대만의 안보에 불가결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미 국가안보회의(NSC) 홍보 담당자도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면서도 “미국은 대만 관계법과 정합성을 취하며 대만이 충분한 자위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무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닛케이는 익명의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산 무기를 대만과 공동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검토 중인 무기는 휴대용 방공시스템이나 탄약 등이다. 미 방산업체가 기술을 제공해 대만에서 무기를 만들거나, 대만에서 만든 부품으로 미국에서 생산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닛케이는 “(미국과 대만간) 초기 단계 협의가 이미 시작됐다”고 전했다.

中침공 임박…무기 주느니 대만 현지서 만들자

지난 8월 대만군이 군사훈련을 하는 모습. 대만 국방부·로이터=연합뉴스

지난 8월 대만군이 군사훈련을 하는 모습. 대만 국방부·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대형 방산업체가 가맹한 단체인 ‘미국·대만 비즈니스 평의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국의 탄약이나 전투기·함선 등을 미국과 대만이 공동으로 만든 적은 없다. 미국이 무기 공동생산에 신중했기 때문이다. 기밀 정보 유출을 우려해서다.

하지만 미국이 이례적으로 대만과의 공동 생산을 검토하는 건 무기 인도를 앞당겨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미국 정부가 무기의 해외 매각을 승인한 뒤 인도를 완료하기까지는 수년에서 최대 10년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미국은 분석하기에 중국은 2027년까지 대만 침공 능력을 획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의 자체 방위력을 올리기 위해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것이다.

우크라이나 무기 주느라 재고도 부족

지난 2011년 미국 워싱턴주 야키마 훈련센터에서 미군이 M142 고속기동 포병 로켓시스템(HIMARSㆍ하이마스)를 발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011년 미국 워싱턴주 야키마 훈련센터에서 미군이 M142 고속기동 포병 로켓시스템(HIMARSㆍ하이마스)를 발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전쟁도 미국의 생각이 바뀌는데 영향을 줬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는 경우가 급증하면서, 미국 내 생산만으로는 전 세계의 무기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워진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마크 칸시안 선임고문은 미국이 가진 휴대용 대공미사일 스팅어와 하이마스의 재고가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만이 도입을 추진하는 스팅어와 하이마스의 인도가 늦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 2019년 미 방산업체 레이시온과 계약을 맺고 2026년 3월까지 스팅어 250기를 미군으로부터 순차적으로 받을 계획이다. 대만 국방부는 2023년 325억 대만달러(약 1조4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육군에 하이마스 29문을 도입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데이비드 색스 미국외교협회(CFR) 연구원은 “무기 공동 생산은 대만으로의 무기 이전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대만의 방위비 증액도 독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美, 유럽·아시아에 무기 지원 압박…中반발 예상

바이든 행정부는 다른 국가에도 대만에 대한 무기 지원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에 무기나 관련 부품을 제공하는 데 대한 의향 조사에도 착수했다. 앞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지난 9월 CNN 인터뷰에서 대만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동맹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과거 프리깃함과 전투기를 대만과 거래한 적이 있다. 다만 닛케이는 “대만과 외교 관계가 없는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은 무기를 지원하는 것에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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