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로컬 프리즘

부산불꽃축제와 엑스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위성욱 기자 중앙일보 부산총국장
위성욱 부산총국장

위성욱 부산총국장

부산이 연일 들썩이고 있다.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 유명 배우와 거장 감독들이 오면서 이들과 이들이 만든 영화를 보러온 관객들로 부산이 시끌벅적했다.

15일에는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30월드엑스포 부산유치를 기원하는 방탄소년단(BTS)의 공연이 열려 또 한 번 부산이 왁자지껄했다. 5만200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아시아드주경기장은 이날 점심시간 전부터 인파가 넘쳤다. 스크린을 통해 공연 실황이 중계된 해운대해수욕장과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야외주차장, 부산의 관문인 부산역 등 시내 곳곳에도 국내외 관광객이 몰리면서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영화제는 예매결제 오류, BTS 공연은 공연 장소 안전성 논란으로 처음에 잡음도 있었지만 두 행사 다 큰 사고 없이 끝나 행사를 측면에서 지원했던 부산시와 부산경찰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는 후문이다.

2017년 부산불꽃축제 모습. 송봉근 기자

2017년 부산불꽃축제 모습. 송봉근 기자

하지만 다음 달 3년 만에 다시 대규모 부산불꽃축제가 열릴 예정이어서 긴장의 끈을 늦추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불꽃축제 때 요트 등으로 바다에서 축제를 관람하는 인원도 적지 않은데 최근 ‘초과 승선 요트’가 적발되는 경우가 잇따라 대책이 요구된다.

19일 부산해경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마리나 선박 정원 초과로 7건이 적발됐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3건이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벌써 2배 가까이 그 수가 늘어났다. 실제 지난달 14일에는 수영구 광안대교 인근 해상에서 정원 12명인 12톤 규모 세일링 요트에 33명을 태워 운항한 혐의로 업주인 A씨(40대)가 해경에 적발되는 등 초과 승선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부산 요트체험은 부산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마리나 선박 대여업에 등록된 업체도 2015년 12곳에서 올해 62곳으로 5배 이상 늘었다. 해운대와 광안리 해수욕장 등에서 이뤄지는 요트 체험 요금은 요일과 시간대 등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성인 1시간 기준 인당 3만~4만 원 선이다. 그러나 신생 업체가 늘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초과 승선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1월 광안리 앞바다를 배경으로 3년 만에 대규모 부산불꽃축제가 예정돼 있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축제라는 대목에 맞춰 관광객을 한 명이라도 더 태우려는 업체의 욕심이 자칫 초과 승선으로 이어져 사고라도 난다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지금부터라도 관계 당국이 초과 승선 등 안전점검을 서둘러야 한다. 더욱이 수천만 명이 찾는 엑스포를 유치하겠다고 나선 부산시라면 이런 행사들을 무사히 치러낼 수 있다는 신뢰를 쌓아간다는 차원에서라도 안전관리에 빈틈을 보여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