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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 Collection] 웅장한 파노라마 라운지에 장인의 작업까지 더해 작품을 보는 듯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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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2022 프리즈 서울’에서 만나 본 브레게

프리즈 서울’에 설치된 브레게의 부스. 아티스트 파블로 브론스타인과 함께 브랜드 철학과 비전을 담은 파노라마 설치 시리즈를 완성했다

프리즈 서울’에 설치된 브레게의 부스. 아티스트 파블로 브론스타인과 함께 브랜드 철학과 비전을 담은 파노라마 설치 시리즈를 완성했다

지난 9월 2~5일간 국제 아트페어 ‘2022 프리즈 서울’에선 예술과 오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럭셔리 브랜드들이 함께했다. 그중 페어 현장에서 가장 돋보였던 것은 스위스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 ‘브레게’의 활동이다. 지난 5월 프리즈와 3년간의 공식 파트너십을 맺은 브레게는 전시장 내에 대형 라운지를 설치하고, 브랜드의 철학과 비전을 담은 아티스트와의 협업 작품 등 다양한 작품과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브레게가 프리즈를 위해 아티스트와 협업해 내놓은 작품은 다름 아닌 라운지를 둘러싼 세 개의 거대한 벽. 올해 5월 프리즈 뉴욕에서 시작한 파노라마 설치 시리즈 중 하나다. 벽면 전체에 작가의 작품을 월페이퍼로 입혔는데, 황금빛 바로크 양식 기둥이 거대한 톱니와 결합해 교차하고 움직이는 모습을 통해 라운지는 하나의 독립된 웅장한 건축물처럼 느껴졌다.

협업을 함께한 파블로 브론스타인.

협업을 함께한 파블로 브론스타인.

이번 아트 프로젝트에 함께한 것은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아르헨티나 출신 아티스트 파블로 브론스타인이다. 고대 건축과 현대 도시를 모티프로 드로잉과 설치물, 춤과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섭렵한 작가다. 브레게와 진행하는 파노라마 설치 시리즈는 산업 혁명 이후 찾아온 대량 생산 시대에서도 타협 없이 시계 제조 기술에 대한 철학을 지켜온 브랜드의 뚝심 있는 행보를 표현한다. 브론스타인의 파노라마는 라운지를 하나의 건축 구조물처럼 만들었다. 여기에 평소 브레게 시계들과 섬세한 기요셰 작업을 하는 스위스 장인의 작업까지 더해지자 이곳은 하나의 ‘작품’이 됐다.

프리즈는 리오넬 아 마르카 CEO가 특별히 애정을 가진 프로젝트다. 그는 지난해 8월 CEO가 된 직후 바로 예술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머릿속에 그렸다고 했다. 현장에서 그는 “창립자인 아브라함-루이 브레게는 발명가이자 디자이너이고 예술가였다. 예술과는 같은 공통분모를 가진 것”이라 말했다. 3년간의 프리즈 공식 파트너십은 브레게가 1775년 창립 이후 이어온 예술계와의 유대관계를 다시금 강화하는 의미가 있다.

라운지는 페어 기간 내내 사람들로 가득 찼다. 아트 컬렉터를 포함한 방문객들은 평소엔 보기 힘든 브레게의 전시 시계들을 바라보며 작은 부품 하나 장식 하나의 섬세함과 정교함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더 자세히 보기 위해 눈을 크게 뜨기도 했다. 브랜드의 역사적 의미를 담은 포켓 워치(회중시계)와 트래디션, 클래식, 레인 드 네이플 컬렉션의 신제품이 전시됐다.

브레게 공방 소속 장인이 프리즈 서울의 브레게 부 스에서 기요셰 작업을 직접 시연했다.

브레게 공방 소속 장인이 프리즈 서울의 브레게 부 스에서 기요셰 작업을 직접 시연했다.

이때 다른 한쪽에서 “와”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스위스에서 날아온 장인이 현미경을 통해 1mm도 안 되는 작은 기요셰 문양을 실수 없이 그려나가는 모습에서다. 기요셰는 시계 다이얼에 음각으로 넣는 문양을 말한다. 기요셰 문양은 시계 다이얼을 미학적 아름답게 만들 뿐 아니라 먼지가 앉는 것을 방지해 가독성을 높이는 기능적 효과도 있다.

부스에 전시된 워치 피스들.

부스에 전시된 워치 피스들.

지금은 많은 시계에 사용하는 기법이지만, 브레게의 경우 1786년 독보적인 기요셰 공법을 개발해 시계 제조에 도입한 역사를 갖고 있다. 특히 모든 기요셰를 수작업으로 진행하는데, 100년이 넘은 작업 선반을 사용하는 전통적 작업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전시장에서는 장인이 이를 새겨 넣는 방식을 시연하는 자리였는데, 장인은 현장에서 옆에서 이 모습을 보던 관람객에게 자리를 비켜 주며 “직접 기요셰 작업을 해보라”고 권하는 등 브레게 시계에 대한 공정을 직접 체험해보는 기회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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