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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연이틀 해상완충구역에 포격…“새 잠수함 개발 막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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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북한이 지난 18일 밤부터 이틀간 ‘9·19 남북 군사합의’에서 설정한 동·서해 해상완충구역에 또다시 포탄 350여 발을 쐈다. 그러면서 한·미 군의 다연장로켓포(MLRS) 사격훈련과 호국훈련을 빌미로 내세웠다. 북한은 지난 13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군용기 전술조치선 침범, 탄도미사일 발사, 해안포사격 등 동시 다발적인 무력시위에 나설 때도 한·미의 포사격 훈련을 이유로 들었다. 여러 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수 있는 북한의 신형 잠수함 개발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왔다.

1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8일 오후 10시쯤부터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포탄 100여 발을 발사했다. 장산곶은 백령도에서 불과 15㎞ 정도 떨어진 곳이다. 이어 1시간여 뒤 북한 측 강원도 고성군 장전읍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포탄 150여 발을 더 쐈다. 이튿날인 19일 낮 12시30분쯤부터는 황해도 연안군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또 100여 발을 발사했다. 총 350여 발의 포탄은 동·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해상완충구역에 떨어진 것으로 탐지됐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군 당국은 북한이 포 사격을 할 때마다 “9·19 군사합의 위반 및 즉각 도발 중단에 대한 경고 통신을 수 회 실시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19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전날 강원도 철원 지역에서의 한·미 사격훈련 등을 거론하며 “강력한 군사적 대응 조치로 동·서해상으로 위협 경고 사격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는 28일까지 실시하는 연례 야외기동훈련인 호국훈련을 “북침 전쟁 연습”이라고 비난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은 대남 공세를 본격화해 한반도 긴장을 악화하려는, 다분히 의도적 행위”라며 “다음 수순인 7차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로 연계하기 위해 도발의 추진력을 잃지 않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짚었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9·19 군사합의 파기’를 놓고 고심 중인 한국 정부를 계속 자극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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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8월 11일부터 두 달여간 촬영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위성사진을 분석해 “북한의 SLBM 장착 신형 잠수함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다다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18일 내놨다.

보고서는 “잠수 가능한 미사일 시험 바지선의 위치가 다섯 번이나 바뀌었다”며 “이는 북극성 계열 SLBM의 새로운 시험 발사 준비를 의미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말까지 신형 잠수함 진수나 SLBM 시험 발사가 실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미는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돈줄 죄기’에 나선 가운데 미국 정부가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을 차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이 지난 18일 열린 ‘싱가포르 국제 사이버주간 서밋’(SICWS) 행사 연설에서 “지난 2년간 북한이 10억 달러(약 1조4200억원) 이상의 암호화폐를 탈취해 무기 개발에 사용했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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