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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V토크] 배구여제 김연경 "다섯 단계 올라가기 위해 도전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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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열린 여자 배구 미디어 데이에서 말하는 흥국생명 김연경 선수. 연합뉴스

19일 열린 여자 배구 미디어 데이에서 말하는 흥국생명 김연경 선수. 연합뉴스

'배구여제' 김연경(34)의 준비는 끝났다. 흥국생명으로 돌아온 김연경이 V리그 네 번째 우승을 위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프로배구연맹은 19일 서울 청담 리베라 호텔에서 여자부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선수는 역시 김연경이었다. 흥국생명 대표선수로 나선 김연경은 여러 가지 질문에 솔직하게 답변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김연경은 '감독과 1주일 해외여행'과 '무박 2일 전지 훈련' 중 하나를 골라달라고 하자, 훈련을 택했다. 14명 중 10명의 선수가 여행을 택했지만, 김연경은 "일주일 동안 둘만 지내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으니 차라리 운동하겠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KGC인삼공사 이소영이 "시즌 중에 기회가 없다. 감독님과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여행을 선택한 이유를 말하자 김연경은 "마이크를 켜달라. 거짓말하지 말라. 빌드업하느냐"고 이소영을 지목해 웃음을 자아냈다.

새 시즌 각오를 노래 제목으로 꼽아달라는 요청에는 "추천 리스트를 봤는데, 나이가 많아 아는 최신 노래가 별로 없다. 예전 노래지만 홍대광의 '잘됐으면 좋겠다'를 꼽겠다. (친구인)김수지가 추천해줬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6위에 그쳤다. 김연경이 돌아오고, V리그 경험이 있는 옐레나가 합류했다. 출산 직후 두 번째 시즌을 맞는 김해란의 반등도 기대된다. 김연경은 "생각보다 우승후보 지목이 적다"면서도 "너무 기대하지는 마시라"고 엄살도 부렸다.

미디어데이에서 말하는 흥국생명 김연경(오른쪽)과 옐레나. 연합뉴스

미디어데이에서 말하는 흥국생명 김연경(오른쪽)과 옐레나. 연합뉴스

준비 과정은 순탄했다. 흥국생명 합류 발표는 늦었지만,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몸을 착실히 만들었다. 김연경은 "잘 준비한 것 같다. 나도 나지만 팀으로도 준비를 잘 한 시즌이라 기대된다. 우리가 준비한 걸 잘 보여주고 싶다. 말보다는 플레이로 보여주겠다"고 했다.

우승 청부사인 김연경이지만 올해는 쉽지 않다. 어느덧 30대 중반이 됐고, 과거 다섯 시즌에 비해 흥국의 전력도 약해졌다. 선수들의 나이도 어려졌다. 그러나 포기는 없다. 김연경은 "지난해 6위다. 우승하려면 다섯 단계를 올라가야 한다. 쉽지 않다. 그래도 노력했으니까 보여주기 위한 '챌린지', 하나의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관건은 세터들과의 호흡이다. 김다솔과는 2020~21시즌에만 같이 뛰었고, 박은서도 경기에선 손발을 맞춘 적이 있다. 컵대회에서 선발로 나섰던 박혜진은 부상을 당했다.

김연경은 "박혜진의 부상으로 김다솔, 박은서 세터 체제로 시즌을 치른다. 처음엔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준비가 어느 정도 됐다는 느낌"이라며 "36경기에서 20승 정도는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김연경의 몸 상태는 다른 때보다 좋은 편이다. 18세 때부터 국가대표로 비시즌마다 소집됐지만, 도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김연경은 "대표팀에 다녀와 피곤한 상황에서 리그를 시작했다. 이번엔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좋은 비시즌기간이었다"고 말했다.

미디어데이 행사 전후 김연경은 도로공사 박정아와 자주 대화를 나눴다. 박정아는 김연경이 떠난 대표팀 캡틴을 맡았다. 김연경은 "정아와 오래 전부터 봤지만, 최근 얘기를 많이 했다. 개인적인 교류나 통화가 최근 많아졌다"고 웃었다.

이어 "팀에 어려움이 생기면 상의를 하기도 하고, 팀을 어떻게 하면 잘 이끌 수 있을까 묻기도 한다. 내가 곁에 있지 않아, 내 말이 얼마나 도움이 됐을 지는 모르겠다. 상황상 정아가 책임을 많이 졌다. 안쓰럽고, 예전의 나를 보는 것 같기도 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부터 삼산체육관을 쓰고 있다. 김연경은 아직 한 번도 경기를 한 적이 없다. 김연경은 "한 번 갔는데 생각보다 커서 적응이 필요할 것 같다. 핑크색으로 꾸며놓으면 분위기가 좋을 것 같다. 우리 팬들로 꽉꽉 채워진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김연경은 "홈인 삼산체육관에서 경기하는 게 기대된다. (그 전에 가보지못한)광주까지 가게 되는데 팬들이 응원해주실 것 같다. 그 기운에 힘을 받아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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