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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술판 전략연 부원장, 월15만원 경비원 야식비는 없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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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정보원 산하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의 부원장을 지내면서 전략연 건물 방을 사적으로 이용하고 술판을 벌이는 등의 혐의(횡령)로 수사 의뢰된 조모씨가 인사 규정을 무시하고 특혜 채용된 의혹이 있다고 소식통이 19일 전했다.
 소식통은 "인사 규정상 특채될 자격이 없는 조씨가 2017년 서훈 당시 국정원장의 지시에 따라 전략연 행정실장에 특채된 정황이 국정원의 감찰에서 드러났다"고 전했다.

사무실 수천만원 인테리어 개조뒤 #술집 여성과 파티 연 '친문' 부원장 #'절약'이유 15만원 야식비 전액삭감 #컵라면 끊긴 경비직원들 자괴감 커 #자격 없는데 고위직 특채된 정황도 #오후5시 '강찬호의 투머치토커' 상세보도

 조씨는 친문 성향 단체인 '한국미래발전연구원'에서 기획팀장을 지내고 노무현 재단과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친문 인사다. 외교 안보나 정보 관련 공직 경험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전략연 인사 규정에 따르면 국정원 등 공직 경력이 있는 인사만 간부직에 특채될 수 있고 공직 경력 없는 일반인은 우선 행정직 '직원'으로 공채된 뒤 승진을 거쳐야만 간부가 될 수 있다"며 "이런 이유로 전략연 실장 자리는 국정원 국장급 출신 인사들이 줄곧 맡아왔는데 공직 경력 전무한 조씨가 실장직에 채용되면서 '친문 실세''전략연의 황태자'란 별명을 얻었다"고 했다.

 소식통은 "감찰 결과에 따르면 서훈 당시 국정원장이 국정원 기조실 담당 정책관을 불러 조씨의 특채를 지시해 일사천리로 실장에 임명됐다고 한다"고 했다.
 소식통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서훈 전 원장은 인사 규정을 어기고 조씨를 특채하도록 부하에게 지시한 점에서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소식통은 "조씨가 전략연 재직중 경비 직원들에게 지급되온 야식비를 전액 삭감해 논란이 빚어졌다"고 전했다.
 전략연 관계자는 "전략연은 새벽 6시 반부터 24시간씩 격일제로 근무하는 경비직원들에게 야식용 컵라면과 봉지 커피를 지급해왔는데, 조씨가 비용절감을 이유로 매달 15만원 상당의 야식비를 전액 삭감했다고 한다"며 "그랬던 조씨가 전략원 건물 방(604호)에 수천만원을 들여 바 시설과 침대를 들여놓고 사적으로 이용하고, 심야에 술집 여성들이 방을 드나드는 것을 지켜본 경비 직원들의 자괴감이 컸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했다.

국정원은 조씨가 2020년10월~지난해12월까지 약 1년 동안 전략연 사무실에서 술 파티를 하는 등 사무실을 사적 용도로 유용한 의혹을 감사한 끝에 지난달20일 조씨를 10억원 이상 횡령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5일 조씨의 자택과 전략연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 조씨와 김기정 전 전략원장 등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국회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 기사는 19일 오후 5시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에 상세보도된다)

 강찬호·정영교 기자 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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