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시진핑 3연임 행사에 축하 메시지…묘한 시점에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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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 축하 서한을 전달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개막한 당대회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3연임을 확정 짓는 행사다. 마오쩌둥(毛澤東) 사후 처음으로 중국 지도자의 장기 집권 체제가 공식화하면서, 미국 언론은 이번 당대회를 “시 주석이 제왕의 자리에 다다르는 순간”(뉴욕타임스)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 자서전 출판기념회가 19일 오전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열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 자서전 출판기념회가 19일 오전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열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재명식 광폭 외교?…美엔 IRA 개정 요청, 中엔 축전

지난 18일 중국 관영 CCTV는 당대회 축하 서한을 보낸 외국 정당 주요 인사 및 정부 요인 17명을 소개하며 이 대표를 거명했다. 함께 언급된 인사들은 후쿠시마 미즈호 일본 사회민주당 대표, 겐나디 주가노프 러시아 공산당 당수, 지그마어 가브리엘 전 독일 사회민주당 대표 등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2~3주 전 주한 중국 대사관으로부터 요청을 받아 보냈다”며 “동북아 평화를 희망하는 내용을 서한에 담았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CCTV가 18일 보도한 화면. 중국 당대회에 축전을 보낸 명단 중 초록색 네모 안 '한국공동민주당당수이재명'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 CCTV 캡처

중국 관영 CCTV가 18일 보도한 화면. 중국 당대회에 축전을 보낸 명단 중 초록색 네모 안 '한국공동민주당당수이재명'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 CCTV 캡처

“과거 이해찬ㆍ추미애 전 대표도 대표 시절 보냈듯, 관례로 보낸 메시지”(민주당 관계자)라지만,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서한이 미묘한 시점에 나왔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미ㆍ중 갈등이 고조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적 요인 때문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이 대표의 축전엔 다목적 포석이 깔린 것 같다”며 “향후 큰 정치를 하기 전 중국과 미리 우호를 다지려는 목적, 미국에 편중돼 보이는 한국 외교의 균형점을 찾으려는 목적, 나아가 국민을 향해 외교 지도자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목적이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가 지난 1일 조 바이든 대통령ㆍ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 등 미국의 주요 정치인 20명에게 한국산 전기차 차별 조항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개정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그간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를 향해 “한ㆍ미동맹을 강화한다더니 IRA 통과로 미국에 패싱 당했다”(안호영 수석대변인)며 외교 대응이 미온적이라고 주장해왔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서한 전문을 공개하며 “국익을 지켜내는 일에 민주당이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고 썼다.  한마디로 일련의 이 대표 행보는 "윤석열 대통령보다 내가 외교를 잘 할 수 있다"는 메시지라는 게 당 내의 해석이다.

李 측 “이명박ㆍ박근혜도 축전 보내”

일각에선 이 대표가 친중(親中) 노선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미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중국에 대한 특별한 친근감을 은근히 드러낸 것 아니냐는 뜻이다.

16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해석들에 대해 이 대표 측은 “과거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도 대통령 재직 시절 중국의 큰 행사 때 축전을 보내곤 했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12년 18차 당대회에 축전을 보냈고, 박 전 대통령은 이듬해 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축전을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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