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영등포1동1가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지난달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보증사고와 대위변제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9월까지 누적치가 이미 지난해 한 해 수준을 넘어선 사상 최대로 집계됐다.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면서 이른바 ‘깡통전세’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19일 HUG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보증사고 건수와 금액은 각각 523건, 1098억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 9월 해당 상품 출시 이후 각각 역대 최대치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은 집주인이 계약 기간 만료 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보증기관이 대신 보증금을 가입자(세입자)에게 지급하고, 나중에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받아내는 상품이다.
올해 하반기 집값과 전셋값 하락 등에 따른 보증사고가 급증하면서 9월까지 누적 사고금액과 사고 건수가 각각 6466억 원, 3050건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사고 규모(5790억원, 2799건)를 넘었다.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갚아준 전세보증금도 지난달 952억원(445가구)으로 월별 기준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올해 1~9월 누적 대위변제액은 총 5292억원(2446가구)으로, 지난해 한 해동안의 변제액인 5040억원(2475가구)을 역시 넘어섰다.
최근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집값이 하락하고 전세 시장도 침체하면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전세’가 늘어난 때문이다. 여기에다 연립·다세대 등을 중심으로 매매가보다 높은 금액에 전세를 내놓는 ‘전세 사기’ 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세입자와 보증기관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일준 의원(국민의 힘)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일명 ‘악성 임대인’으로 불리는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 금액은 지난해 3513억원으로 2018년(30억원) 대비 117배 증가했다.
올해도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의 보증 사고액이 7월까지 1938억원(891건)에 달해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