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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C 총회로 스포츠 국격 높인다…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도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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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 본사를 방문해 인터뷰하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겸 IOC위원. 우상조 기자

18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 본사를 방문해 인터뷰하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겸 IOC위원. 우상조 기자

“바이러스의 공포를 딛고 일어선 글로벌 스포츠계가 다시 전진할 방안을 고민하기 위해 대한민국 서울에 모여 머리를 맞댑니다. 당초 지난 2020년에 유치했다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을 늦추는 우여곡절을 겪은 만큼 더욱 완성도 높게 치르겠습니다.”

이기흥(67) 대한체육회장 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18~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26회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ANOC) 총회에 앞서 내놓은 출사표다.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 사옥에서 만난 이 회장은 “전 세계 204개 IOC 가맹국 대표와 토마스 바흐(69·독일) 위원장을 비롯한 IOC 위원, 각 종목별 국제단체장 등 800여 명의 글로벌 스포츠계 핵심 인사들이 이번 ANOC 서울 총회에 참석한다”면서 “2024년 겨울유스올림픽(강원) 개최 및 2036년 여름올림픽(서울) 유치를 준비 중인 대한민국이 스포츠 외교 역량을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19일 ANOC총회 개회에 앞서 환영사하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겸 IOC 위원. 뉴스1

19일 ANOC총회 개회에 앞서 환영사하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겸 IOC 위원. 뉴스1

스포츠 외교력 강화는 대한민국 체육계의 숙원이다. 글로벌 스포츠 무대에서 한국을 지지하고 뜻을 함께 할 ‘아군’을 확보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 최근 대한축구협회가 카타르에 밀려 202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 유치에 실패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축구협회가 지난 1960년 이후 63년 만의 대회 유치를 위해 전방위로 노력했지만, 천문학적 ‘오일 머니’를 앞세운 카타르의 물량 공세를 당해내지 못 했다.

유승민(40) IOC 선수위원과 함께 한국 스포츠 외교의 얼굴 역할을 맡고 있는 이 회장은 “열정적으로 뛰고 있는 유 위원의 임기가 2024년에 끝난다”면서 “한국인이 IOC 위원직을 이어 받으려면, 나아가 한국인 IOC 위원의 수를 늘려가려면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지금부터 준비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 한국을 보는 시선이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스포츠에서 10대 강국 반열에 올랐고 경제도 G20에 포함돼 있다. 근래 들어 케이팝을 중심으로 문화대국 이미지도 추가됐다”면서 “이번 ANOC 총회를 성공적으로 치러 대한민국의 다채로운 역량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게 스포츠 외교력은 물론,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

18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우상조 기자

18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우상조 기자

국제사회에서 또다시 고립을 선택한 북한의 문을 다시 여는 과정에서도 스포츠가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 IOC 가맹 206개국 중 과테말라와 함께 총회에 불참한 북한에 대해 이 회장은 “현재로선 모든 게 단절 상태다. ‘연락두절’이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면서 “정치에서부터 해빙의 분위기가 와야겠지만, 우리는 언제나 플랜B를 가지고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쟁 중에도 스포츠에서만큼은 대화와 경쟁이 함께 이뤄진다”고 강조한 이 회장은 “세계화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나라별로 국경이 그어져 있지만, 그 의미는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남북이 스포츠로 어울린 평창올림픽 같은 기회가 반드시 다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겸 IOC 위원. 우상조 기자

18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겸 IOC 위원. 우상조 기자

대한체육회는 ANOC 총회 정신을 구현할 무대로 2024년 강원도가 개최하는 겨울유스올림픽을 꼽는다. 이 회장은 “대회 기간 중 전 세계 2000여 명의 젊은 선수들이 한국에 모일 예정”이라면서 “유스 대회인 만큼 케이팝을 포함한 케이컬처를 전 세계 젊은이들과 공유할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겨울유스올림픽을 준비하며 ^대한민국 문화를 알리고 ^스포츠로 평화에 기여하고 ^미래 세대에 긍정의 메시지를 남기고 ^기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네 가지 목표를 설정했다”면서 “스포츠와 문화, 생활이 어우러지는 입체적인 이벤트로 치를 것”이라 각오를 밝혔다.

서울시가 2036년 여름올림픽 유치 의사를 공식화한 것과 관련해 이 회장은 “이번 ANOC 총회의 주요 의제이자 IOC가 올림픽 개최지 선정의 핵심 키워드로 제시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과 관련해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ANOC 서울 총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가운데). 뉴스1

ANOC 서울 총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가운데). 뉴스1

“1988올림픽 관련 시설 및 수도권 시설을 개·보수해 활용하고, 선수촌 건립과 주택재개발사업을 연계한다는 서울시의 올림픽 관련 구상에 동의한다”면서 “지난달 설문조사에서 서울시민의 72.8%가 여름올림픽 유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 또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ANOC 총회 기간 중 서울시와 정부가 IOC와 소통할 대화 창구를 확대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면서 “1988년과 2018년, 두 번의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대한민국에 2036년 올림픽이 또 한 번의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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