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버그 “핵무기 제거가 우선…미국 확장억제 의지 확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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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운데)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운데)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18일 전술핵 재배치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확장억제는 핵과 핵전력을 포함한 모든 부문에 대해 미국이 가진 것을 동원해 보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확장억제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의지를 의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론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핵확산방지조약(NPT) 체제에서 탈퇴하지 않겠다”고 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을 언급하며 “전술핵을 비롯해 위협을 증가시키는 핵무기에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핵무기를 제거할 필요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부임한 골드버그 대사가 한국 언론이 주최하는 공식 토론회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이날 발언에 대해 외교가에선 “‘전술핵으로 북한에 맞대응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부정적 견해를 명확히 전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일각에서 핵 재배치의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하는 미국 항모전단의 한반도 주변 상시 순환배치 방안에 대해서도 “(한국의) 특별한 요청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답했다. 미국의 핵과 유럽 국가의 군용기를 연계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에 대해서도 “핵 능력을 포함한 확장억제에 대한 의지를 이미 설명했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골드버그 대사는 다만 “확장억제에는 미국이 보유한 모든 자산이 포함된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한반도에 전술핵을 배치하지 않더라도 미국이 이미 사실상의 ‘핵우산’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17일(현지시간) 미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콘돌리자 라이스 전 장관과의 대담에서 “비확산 체제를 진전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나라들이 핵무기를 얻으면 더 나아진다는 결론에 이르는 세계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역시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 입장을 밝힌 말이란 지적이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핵위기를 초래한 주체로 북·중·러를 지목했다. “전술핵에 대한 이야기가 푸틴으로부터 시작됐든, 김정은으로부터 시작됐든 무책임하고 위험하다”면서다. 특히 중국에 대해선 많은 시간을 할애해 민주주의 진영 국가들의 공동대응을 요청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 등 극단적 상황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한국군의 참전을 요구할 거란 관측에 대해선 “주한미군과 미국의 의지는 한반도에 집중돼 있고 나머지는 추측”이라며 “70년 한·미 동맹에서 주한미군이 주둔한다는 점은 핵심이고 이 약속은 철통같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차별 논란이 불거진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서는 “미국은 배터리와 전기차 생산에 있어서 한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며 “현대차의 전기차 생산과 조지아주 공장 완공 사이에 생길 시차에 대해 논의 중이고 해결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 방안에 대해선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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