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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치고 넘어지고…'마포소각장' 설명회, 주민들 반발에 무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8일 오후 1시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앞에 모인 주민들. 이들은 1시간 30분 가량 시위를 한뒤 주민설명회장으로 들어갔다. 이수민 기자

18일 오후 1시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앞에 모인 주민들. 이들은 1시간 30분 가량 시위를 한뒤 주민설명회장으로 들어갔다. 이수민 기자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건립 후보지 선정 관련 설명회가 주민 반발로 무산됐다.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위원회는 19일 오후 3시부터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주민설명회를 열 예정이었다. 지난 8월 새 소각장 최적 입지를 마포구 상암동으로 선정한 이유 등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마포구 일부 주민은 "소각장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며 설명회 저지에 나섰다.

욕설에 밀치고 넘어지고…아수라장 된 ‘주민설명회’

마포구 소각장신설백지화투쟁본부(백투본)에서 배포한 포스터. '주민설명회 무산'을 위해 소음을 낼 수 있는 도구와 부부젤라를 지참하라는 내용이다. 사진 마포구 맘카페 캡처

마포구 소각장신설백지화투쟁본부(백투본)에서 배포한 포스터. '주민설명회 무산'을 위해 소음을 낼 수 있는 도구와 부부젤라를 지참하라는 내용이다. 사진 마포구 맘카페 캡처

이날 오후 1시 누리꿈스퀘어 앞 광장에 집결한 ‘소각장 백지화 투쟁본부(백투본)’ 소속 주민 500명(경찰 추산)은 오후 2시 20분까지 반대 시위를 했다. 이어 “주민설명회를 열지 마라”며 설명회장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주민 반발을 우려한 서울시 관계자 30여명은 설명회장 단상 앞 좌석 5~6줄에 미리 앉아 있거나 통로를 가로막았다.

이 과정에서 단상 위로 올라가 주민설명회를 막으려는 백투본 측과 서울시 관계자는 몸싸움했다. 서로 밀치고 잡아당기는 과정에서 일부 주민이 넘어지고 60대 이상으로 보이는 여성이 머리를 다쳤다. 욕설과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설명회장에 들어선 주민 200여명은 ‘설명회 반대’를 의미하는 호루라기·부부젤라를 불었다. 굉음이 계속 발생하자 시는 오후 3시 주민설명회 중단을 선언했다.

市 “정보공개 후 의견 제출받겠다”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앞 '마포구 소각장 주민설명회' 안내 표지판. 이수민 기자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앞 '마포구 소각장 주민설명회' 안내 표지판. 이수민 기자

당초 서울시는 지난 5일 주민설명회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민 요구에 따라 한 차례 연기했다. 이후 소각장 관련 의견제출 마감(21일) 3일 전인 이날 다시 설명회 개최를 시도했다. 주민이 원하는 정보를 공개하고 의견을 듣기 위해서였다. ▶타당성 조사 결과 마포구가 94.9점으로 선정된 배경과 ▶(주민들이 요구한) ‘위원회 회의록’ 비공개 부분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이후 절차상 필요한 주민설명회가 아니라, 그야말로 주민과의 소통을 위한 자리였는데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마포구 주민 “일방적 설득 필요 없어” 

18일 오후 서울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상암동 광역자원회수시설 후보지선정 주민설명회에 앞서 주민 등 마포소각장 추가 백지화투쟁본부 관계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후 서울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상암동 광역자원회수시설 후보지선정 주민설명회에 앞서 주민 등 마포소각장 추가 백지화투쟁본부 관계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마포구 주민은 “충분한 정보공개 없이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건 시의 ‘일방적 설득’에 불과하다”며 주민 요구부터 들어달라고 했다. 백투본 측은 ▶비공개 처리된 회의록 전면 공개 ▶주민 공람 내용 숙지 시간 보장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일부 주민은 “(입지선정위원회) 7차 회의 이후 갑자기 배점을 조정했다”며 “선정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라”고 요구했다.

주민설명회 또 한 번 연기  

반면 주민설명회를 청취하러 방문한 주민은 백투본의 거친 행동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장모(마포구 상암동·60)씨는 “(주민설명회를) 무조건 반대하지 말고,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소각장을 선정했는지부터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일부러 시간을 냈는데 (주민설명회가) 취소되니 화가 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추후 설명회 일정을 다시 조율하기로 했다. 배재근 서울시 소각장 입지선정위원장(서울과학기술대 교수)은 “주민설명회를 통해 주민이 궁금해하셨던 점들과 오해를 해소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다”며 “자리를 다시 마련해 주민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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