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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이사갈 수 없는 이웃서 없어선 안 될 이웃 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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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한중 관계의 뜨거운 테마였던 ‘한중 수교 30년’이 막을 내리고 있다.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사업준비위원회(상임위원장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는 18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해단식과 함께 지난 2년여 활동의 결과물인 도서 『한중 30년, 새로운 미래를 향해』 출판 기념회를 가졌다.

1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사업준비위원회(상임위원장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 해단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철언 전 정무장관, 장치혁 고려학술문화재단 회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 문희상 전 국회의장,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 어우보첸(歐渤芊) 한ㆍ중ㆍ일 3국 협력사무국(TCS) 사무총장,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전민규 기자

1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사업준비위원회(상임위원장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 해단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철언 전 정무장관, 장치혁 고려학술문화재단 회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 문희상 전 국회의장,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 어우보첸(歐渤芊) 한ㆍ중ㆍ일 3국 협력사무국(TCS) 사무총장,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전민규 기자

“수교는 역사적 전환점”

한·중 수교 30년을 맞아 정치와 외교, 경제와 언론 등 각 분야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 30명의 한·중 관계에 대한 회고와 바람을 담은 책 전체를 관통한 건 물을 마실 때 근원을 잊지 않는다는 ‘음수사원(飮水思源)’의 정신이었다. 체제와 이념이 달라도 서로 존중하며 국교 정상화에 합의했던 수교의 초심을 잃지 말자는 것이다.

이홍구 전 총리는 “역사적으로 수천 년에 걸쳐 우여곡절을 겪어온 두 나라가 외교 관계수립을 공식화했다는 것 자체가 역사의 전환점을 이룬 큰 사건”이었다고 수교의 의미를 회고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해단식에서 “지난 30년간 한·중 국민은 양국 관계의 기복 속에서도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교류의 역사를 이어왔다”며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양국 교류는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이어가며 평화롭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언 전 정무장관은 “한·중이 격동하는 정세 속에 수교 30주년을 맞았다”며 “세계가 변화를 거듭하는 와중에 한·중이 서로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윈윈(win-win)'하는 관계를 맺어간다면 관계가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오후 서울 더플라자호텔 루비홀에서 '한중수교 30주년 기념 책자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18일 오후 서울 더플라자호텔 루비홀에서 '한중수교 30주년 기념 책자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더 큰 발전 이룰 기회”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30년 전 중·한 양국이 냉전의 질곡을 타파하고 수교를 실현해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이를 통해 지난 30년간 양국 국민의 행복을 크게 증진시키고 지역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양국은 지난날을 계승해 더욱 더 큰 발전을 이루기 위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6일 개막한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업무보고 연설을 통해서 중국의 발전과 경험을 총결산했다”며 “시 주석은 갈수록 개방적이고 도전적인 국제 정세에 직면해 중국은 세계 평화를 수호하고 공동 발전을 촉진한다는 외교 목표를 견지해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환 전 외교부 장관은 “지난 30년 한중 양국이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면서 공통의 이익을 추구하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관계를 발전시켜왔다면, 앞으로의 30년은 서로 이견이 있는 분야에서도 상호공감대를 확산시켜 나가는 ‘구동화이(求同化異)’의 질적 발전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오후 서울 더플라자호텔 루비홀에서 '한중수교 30주년 기념 책자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18일 오후 서울 더플라자호텔 루비홀에서 '한중수교 30주년 기념 책자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국제사회 위한 공동 노력”

주중 대사를 지낸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한·중 양국이 지난 30년간의 상호 발전을 토대로 이젠 아시아를 넘어 국제사회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중 수교 당시 대통령 공보수석비서관 겸 대변인으로 수교 사실을 공식 발표했던 김학준 단국대학교 석좌교수의 노태우 대통령 북방정책 배경 설명도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미 외교관 모튼애브라모위츠가 1971년 한국 정부에 서독 정부가 동독 정부를 포함한 공산권을 상대로 동방정책을 추진하듯 한국도 북한을 상대로 북방정책을 추구할 것을 권고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태우 대통령의 북방정책은 그런 구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일본과의 수교로 한일 협력이 증대되며 동해안 지역을 경제적으로 발전시켰듯이 중국과의 국교 수립을 통해 서해안 경제를 활성화해 한반도를 세계사의 변방에서 동아시아의 중심 국가로 키우겠다는 야망이 있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한·중 미래에 대해 “미국이냐 중국이냐가 아니라 미·중 모두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하경 중앙일보 주필도 “미·중 갈등은 새로운 균형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될 것인바 한국도 싱가포르처럼 ‘모두와 친구하기, 누구와도 적대하지 않기(friend to all, enemy to none)’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노재헌 원장은 “주변 국제환경이 변해도 한중이 수교 당시 추구한 ‘우호 관계’ 발전의 본질은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중은 이사 갈 수 없는 이웃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이웃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오후 서울 더플라자호텔 루비홀에서 '한중수교 30주년 기념 책자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전민규 기자

18일 오후 서울 더플라자호텔 루비홀에서 '한중수교 30주년 기념 책자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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