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YS때 검사는 물라면 물어" 송경호 "그분들 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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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수사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 등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다. 특히 이날 국감 도중 검찰이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김 의원은 “검찰이 ‘월북 몰이’로 다시 몰아간다”고 주장했고 송 지검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장진영 기자

서욱 등 영장청구에 野, “감사원 검찰 긴밀한 협조”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자(漢字)가 적힌 구명조끼가 발견됐다는 감사원 중간 감사 결과를 언급하며 “(서해 공무원의 ‘한자 조끼’가) SI(특별취급정보)에 있는 정보이며, 한자라는 게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합동참모본부에서 청와대 보고서에 넣지 않은 내용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이거 하나를 가지고 지금 사건을 완전히 뒤집어서 월북몰이로 다시 몰아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사원과 검찰이 아주 긴밀한 협조 관계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송 지검장은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조사할 건가”라는 김 의원의 질의에 송 지검장은 “가정적 상황에 답변드리지 않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송경호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수원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 의원은 과거 본인의 기자 시절 일화를 들어 검찰이 ‘정치적 수사’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의겸= YS(김영삼) 때다. 그때 서울지검에 모 차장검사가 기자들 앞에서 “우리는 개다. 물라면 물고 물지 말라면 안 문다” 이렇게 말했다.
▶송경호=그분들 얘기다.
▶김의겸=맞다. 그분들 얘기다. 지금 검찰이 훨씬 더 강한 권력을 가져서 검찰이 권력 자체가 됐다.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 가는 것은 역사적 책임을 여기 계신 분들이 져야 한다.
▶송경호=의원님 개인 의견이다.

여당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 한명의 생명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대통령 수사를 피해갈 수 없다”며 “책임자가 있는 사건에 대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수사에 성역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송 지검장은 “일체의 고려 없이 증거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김건희 검찰 수사 불신 있어” vs “이재명 소환해야”

반면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등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와 견줘 전 정부에 대한 수사만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 의원은 “서욱 전 장관과 (김홍희) 전 해경청장에 대해서는 굉장히 전격적이고 전광석화처럼 처리했다”며 “국민이 보기에 검찰 칼이 공명정대하게 돼야 하는데 특정 인물 사안에 대해서는 편파적”이라고 했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현재 공판 중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언급한 뒤 “2016∼2018년 NSN 주가에 작전세력이 개입한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데, 김건희 여사가 2017년에 이 주식 3450주를 보유 중이었고 그다음 해에 전량 매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이치모터스와 NSN 주식 두 개가 다 공교롭게 주가조작 관련으로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며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부인이라 검찰에서 수사하는 것에 대한 국민 불신이나 의혹이 있다. 민주당이 특검을 요구하는 게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쌍방울 그룹 관련 수사에 대해 야당은 이 대표에 대한 보복이라고 비판하며 수원지검 2차장이 감사원으로 파견된 인사를 문제 삼기도 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수원지검에는 정치 보복을 하려고 노력하는 주요 사건인 쌍방울, 이재명 당 대표 사건들이 있다”면서 “이런 사건의 핵심 수사 간부를 갑작스럽게 파견 보내고 윤석열 사단 핵심인 김영일 검사를 임명했다”고 지적했다.

(왼쪽부터) 양석조 서울남부지방검찰청장(왼쪽부터), 송경호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 노만석 서울고등검찰청장 직무대리, 이주형 수원고등검찰청장, 임관혁 서울동부지방검찰청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수원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뉴스1

법무부가 지난달 23일 쌍방울 그룹 수사 의혹을 지휘한 김형록 수원지검 2차장검사를 감사원으로 파견하고 김영일 평택지청장을 수원지검 2차장검사 직무대리로 발령낸 것에 대해서다.

이에 대해 홍승욱 수원지검장은 “쌍방울 수사와 관련해 정치보복 수사라고 하는데 저희는 지금 쌍방울 경영진 비리와 관련한 범죄를 수사하고 있다”며 “이는 부정부패에 대한 수사이지 보복 수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 “인사권자는 아니지만, 전임 2차장검사는 같이 일한 검사 중 실력과 인품이 손에 꼽을 정도라 파견됐다”라고 설명했다.

여당은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검찰에 주문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와 관련 “대장동 사건에 버금가는 사건”이라며 “대가관계가 있는지를 충분히 수사하고 마무리되면 이재명, 정진상(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반드시 소환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쌍방울 그룹의 달러·위안화 중국 밀반출 의혹에 대해서도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안부수 회장이 2018년 말경 중국 선양을 거쳐 북한 평양으로 가서 조선아태평화위원회 고위 인사에게 7만 달러를 건넸다는 보도가 있다”며 “사실이라면 외환거래법과 국가보안법 위반 문제가 생긴다. 수사를 적극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