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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 실내마스크' 비판에도…정기석 "올 겨울은 유지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8일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검진을 하고 있다. 뉴스1

18일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검진을 하고 있다. 뉴스1

두 달 넘게 감소세를 보이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닷새 연속 늘어나더니 3개월 만에 더블링(일주일 전보다 2배 증가) 현상이 나타났다. 바이러스 활동이 활발해지는 겨울철을 목전에 두고 정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장(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은 “이번 겨울 주간 일평균 20만명 밑으로 확진자를 유지하는 것이 마지막 목표”라며 “그때까지는 실내 마스크 착용과 확진자에 대한 7일 격리 의무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분간 3만~5만명 수준에서 유행 이어질 것”

1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만3248명으로 일주일 전인 지난 11일(1만5466명)보다 1만7782명 늘어 2.14배가 됐다. 지난주 한글날 연휴 영향으로 진단검사 건수가 감소했던 것을 고려해 2주 전과 비교해봤을 때도 2.02배 늘었다. 더블링 현상이 나타난 건 지난 7월 18일 이후 3개월 만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제 최저점을 찍은 것”이라며 “향후 11월~3월 사이 확진자 수가 다시 올라갔다 내려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엄중식 가천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12월까지는 3만~5만명 정도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그 이후에 유행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엄 교수는 재유행 시 정점이 20만명 이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2월이 재유행 기점이 되겠지만, (새로운)변이 바이러스 유행이 없다면 큰 폭으로 확진자가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라며 “6차 때처럼 15만~20만명 혹은 그보다 조금 더 낮은 숫자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재유행시 주간 일평균 20만명 이하 유지 목표”

당국은 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20만명 이내로 발생해야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정기석 위원장은 “지난 여름 6차 유행 때 일일 확진자가 18만명까지 올라갔다. 그간의 경험을 보면 의료체계나 생활 전반에 있어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 마지노선은 22만명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치명률이 현재(0.05~0.06%)보다 떨어진다면 확진자가 더 늘어도 감당할 수 있겠지만, 치명률이 지금 수준이라면 이번 겨울철 주간 일평균 확진자를 20만명 밑으로 유지해야 한다. 그게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당국은 올겨울까지는 실내 마스크 착용과 확진 시 7일 격리 수칙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교수는 “코로나19뿐 아니라 독감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금 당장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할만한 과학적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인플루엔자(독감) 동시 유행을 뜻하는 트윈데믹 우려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18일 오전 서울 성북구 우리아이들병원에서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인플루엔자(독감) 동시 유행을 뜻하는 트윈데믹 우려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18일 오전 서울 성북구 우리아이들병원에서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이미 식당이나 카페에서 모두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생활하고 있어 마스크 의무화 조치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정 위원장은 “만약 식당 주인이나 종업원들이 감염됐는데도 마스크 없이 일한다면 음식을 조리할 때나 서빙을 할 때 감염이 늘 수밖에 없다”며 “올겨울 폭발적인 증가를 막기 위해선 당분간은 쓰는 것이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 의무화 해제가 가능해질 날이 정말 안 남았다. 내년 1월이라도 큰 유행이 없다면 지침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국 중 실내 마스크 의무화 한국뿐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E) 등 주요 25개국 가운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하는 국가는 한국뿐이다. 다만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마스크 착용을 재검토하는 곳이 생기고 있다. 프랑스 보건당국은 최근 8차 재유행이 시작됐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는데 지난 14일(현지시간) 포브스 보도에 따르면 자문위를 중심으로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하는 방안을 연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엄중식 교수는 “코로나뿐 아니라 전체적인 호흡기 바이러스 총량이 늘어나는 겨울철이기 때문에 지금 실내 마스크 해제 시그널을 주는 건 좋지 않다고 본다”며 “인플루엔자에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까지 유행한다면 수도권에선 또 병상 부족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 교수는 “실내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해서 코로나19 유행을 늦추거나 피해를 줄일 정도의 결과를 얻기는 어렵겠지만 일단 유행 증가 상황에서는 착용 의무화를 유지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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