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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복구에도…피해 업자들 “실질 보상해야” 집단 소송 움직임

중앙일보

입력

1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사옥 모습.   연합뉴스

1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사옥 모습. 연합뉴스

카카오가 판교 SK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를 대부분 복구하고 공개 사과했지만, 택시 기사 등 피해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집단 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보상 요구에 앞장선 건 택시기사들이다. 18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위원장은 “법인택시 노동자들은 사납금도 못 채워 택시 운행을 일찌감치 접거나 장시간 ‘길빵’(길거리에서 손님을 잡는 것)을 하는 혼란스러운 사태가 이틀 동안 계속됐다”며 “이는 독점의 폐해가 빚은 참사”라고 했다. 카카오가 "무차별적인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이윤 추구에만 골몰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카카오T의 택시 호출 시장 점유율은 90% 이상이다. 월 사용료(3만 9000원)를 내고 카카오T 멤버십에 가입한 가맹 택시 기사들은 약 3만명에 달한다. 전체 택시 기사(24만 9620명)의 약 12% 수준이다. 구 위원장은 “수수료를 내는 유료 호출뿐만 아니라 무료 호출 불통 사태로 피해를 본 택시노동자들의집단 피해 보상 대책도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구 위원장은 지난 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탄력 호출제 도입 등 심야 택시 난 완화 대책에도 반대하며 “택시 노동자들에게는 준공영제가 답이다. 택시 단체 공동으로 택시 총궐기 투쟁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루 만에 자영업자 피해 사례 420건 접수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조 위원장(왼쪽)이 18일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 회의실에서 '카카오T' 불통 피해와 국토교통부의 택시 심야 승차난 완화 대책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조 위원장(왼쪽)이 18일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 회의실에서 '카카오T' 불통 피해와 국토교통부의 택시 심야 승차난 완화 대책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영업자들도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17일 오후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카카오 피해 접수센터’엔 하루도 안 돼 약 420건(18일 오후 2시 기준)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했지만, 접속 장애로 매출이 폭락하는 등 카카오 서비스 마비로 피해를 겪은 자영업자 등이 중심이다. 소공연은 오는 21일까지 피해 사례를 집계한다는 계획이다. 소공연 관계자는 “유형별로 사례를 분석해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11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한국 소비자단체협의회도 전날 성명을 내 “카카오 서비스 장애는 플랫폼 사업자 효율성·비용절감 강조가 가져온 참사”라며 “소비자와 소상공인의 피해에 대해 실질적인 보상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카오를 상대로 한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 움직임도 있다. 지난 16일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가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 참가자를 모집하기 위해 개설한 네이버 카페엔 현재까지 162명이 가입했다. 해당 카페엔 ”회사 대표 메일로 다음 메일을 쓰는데, 복구가 안 돼 차질이 생기고 있다” “카카오 자전거를 이용하다가 요금 폭탄을 맞았다”와 같은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신재연 LKB앤파트너스 변호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카카오에서 내놓는 배상안을 보고, 이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소송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통상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범위의 손해라면 (손해배상을 받아내는 것이) 가능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18일 대전 기초과학연구원에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및 소관 연구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카카오 서비스 장애와 관련해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불편을 겪은 국민들께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18일 대전 기초과학연구원에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및 소관 연구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카카오 서비스 장애와 관련해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불편을 겪은 국민들께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카카오 주요 서비스는 대부분 복구가 완료됐다. 하지만 카카오와 다음 메일, 카카오톡 톡서랍 등은 아직 복구가 진행 중이다. 지난 16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음악 플랫폼 멜론은 이용권을 보유한 모든 고객의 이용권 사용 기간을 3일 연장하고, 다음 웹툰은 서비스 장애 기간 내 대여 중인 웹툰 회차의 열람 기한을 72시간 연장하기로 하는 등 첫 보상안을 발표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복구 후 피해 규모를 산정하고 후속 조치를 논의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주무 장관으로써 국민에게 깊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장관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 분석과 함께 중요한 부가통신 서비스와 관련 시설에 대한 점검 관리 체계를 보완하는 등 제도적·기술적 방안들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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