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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풍까지 닮은 '트럼프 따라쟁이'…공화당 '상원 탈환' 달렸다 [박현영의 워싱턴 살롱]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받고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헐셔 워커는 프로미식축구(NFL) 선수 출신이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받고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헐셔 워커는 프로미식축구(NFL) 선수 출신이다. AP=연합뉴스

미국 중간선거(11월 8일)가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공화당이 상원 탈환을 위해 승리해야 하는 격전지 승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애리조나 등 10개 주를 주요 격전지로 꼽는다.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 공화당 후보 #NFL 선수 출신, 트럼프 지지 받아 #낙태권 폐지 주장, 여친엔 낙태 종용 #매코널 "후보 자질" 부족 불만 토로

이곳에서의 승부에 따라 상원을 지금처럼 민주당이 지배하느냐, 공화당에 내주느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주말 민주당 소속 현직인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과 도전자인 헐셔 워커 공화당 후보가 공개 토론을 벌이면서 주목받았다

조지아주는 상원 한 자리를 놓고 워녹 의원과 워커 후보가 맞붙고 있다. 프로미식축구(NFL) 선수 출신인 워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얻어 공화당 후보가 됐다. 하지만 자질 부족 시비에 휘말리며 공화당 지도부에선 골치를 앓고 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일부 후보의 자질(candidate quality) 문제를 언급하며 공화당의 상원 장악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발언했을 때 워커 후보도 그중 한 명으로 받아들여졌다.

민주당 소속 현직인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왼쪽)과 공화당 소속 프로미식축구(NFL) 선수 출신인 헐셔 워커 후보가 맞붙는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는 공화당의 상원 탈환 여부를 결정지을 주요 승부처 가운데 하나다.AP=연합뉴스

민주당 소속 현직인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왼쪽)과 공화당 소속 프로미식축구(NFL) 선수 출신인 헐셔 워커 후보가 맞붙는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는 공화당의 상원 탈환 여부를 결정지을 주요 승부처 가운데 하나다.AP=연합뉴스

워커는 프로 미식축구 선수 출신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업가 시절인 1984년 뉴저지주의 프로팀인 '뉴저지 제너럴스'를 사들이면서 인연을 맺었다. 워커는 트럼프를 멘토이자, 은퇴 후 비즈니스 롤모델로 여기면서 인연을 맺어오다가 조지아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로 낙점됐다.

말실수가 잦은 데다 최근에는 과거 여자친구에게 두 차례에 걸쳐 낙태를 종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2009년 여자친구의 낙태 시술 비용을 지불했고, 이후 두 번째로 낙태를 요구했을 때는 여자친구가 거절하고 아들을 낳았다는 것이다.

허셔는 지난 6월 연방대법원이 낙태 권리를 폐지하자 이를 강력히 지지하며 남부 지역 보수층 유권자를 파고들며 선거운동을 벌였으나, 정작 사생활은 정반대인 '내로남불'이 발각된 것이다.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 공화당 후보인 헐셔 워커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 공화당 후보인 헐셔 워커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워커는 허위, 과장 등 부풀리기를 즐기는 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닮은 구석이 있다. 그는 1997년 NFL에서 은퇴한 뒤 육류 유통업체를 창업했다. 회사가 수백명을 고용하고 연 매출 7000만 달러(약 9000억원)를 올렸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2020년 기준으로 임직원은 8명이며, 이익은 연간 150만 달러(약 20억) 수준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콥 카운티(주 아래 행정단위) 경찰에서 명예 부책임자로 일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에는 이 같은 기록이 없다.

사생활은 더욱 복잡하다. 전 부인을 포함해 여성 여러 명이 그의 위협적 행동을 문제 삼았고, 2015년 전 부인이 접근 금지 명령을 요청했다. 워커는 자신이 공격적 성향을 보이는 것은 기억상실증과 해리성 정체성 장애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워커는 2016년과 2020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얻어 지난 5월 당내 경선에서 5명의 예비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워커가 조지아주 상원의원 후보에 오른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여전히 당내에 강력한 지지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 바탕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도전 또는 '킹 메이커'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조지아주 유권자들은 트럼프가 밀고 있는 워커 후보를 선뜻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발표된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서 워녹 상원의원은 지지율 52%로 워커(45%) 후보에 앞서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의 예측 모델에 따르면 워커가 중간선거에서 이길 확률은 23%에 그친다.

워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점을 파고들어 경제 실패 책임론을 앞세워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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