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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쓰는 카톡, 나도 쓰지 뭐" 10년만에 이 생각 깨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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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캠퍼스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위한 자재를 옮기고 있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지난 15일 지하 3층 전기실의 배터리에서 갑자기 스파크가 일어나는 모습이 CCTV에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1]

1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캠퍼스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위한 자재를 옮기고 있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지난 15일 지하 3층 전기실의 배터리에서 갑자기 스파크가 일어나는 모습이 CCTV에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1]

지난 주말 카카오 대란 이후 메신저 이용자들 사이에서 ‘멀티호밍(multi-homing)’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17일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카카오톡(이하 카톡)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라인·텔레그램 등 다른 메신저의 사용자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톡 하루 사용자 수는 지난 14일 4112만 명에서 서비스 장애 이후인 16일 3905만 명으로 207만 명 줄었다. 반면에 라인은 같은 기간 43만 명에서 128만 명으로, 텔레그램은 106만 명에서 128만명으로 사용자 수가 급증했다. 특히 라인은 앱을 휴대폰에 설치한 이용자가 이틀 새 73만 명이나 늘었다.

메신저 시장에 멀티호밍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멀티호밍은 이용자가 한 플랫폼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거나 동시에 여러 플랫폼을 사용하는 현상을 뜻한다. IT 플랫폼 기업들은 이용자들의 멀티호밍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속한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확보해야 이를 발판으로 인터넷 비즈니스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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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입장에서 멀티호밍에는 노력과 비용이 소요된다. 여러 플랫폼을 쓰기 위해 들이는 노력, 금전적·비금전적 비용이다. ‘국민 메신저’ 카톡은 주변 사람들이 다 쓰니 나만 안 쓰면 불편해지는 네트워크 효과로 멀티호밍을 극복한 대표 사례였다. 이 덕분에 2011년 4200억원 선이던 카카오 연 매출은 지난해 6조1300억원으로 14.6배 증가했다.

하지만 이번 먹통 사태는 멀티호밍의 필요성을 깨닫게 한 계기가 됐다. 개인뿐 아니라 공공기관·기업들도 카카오 ID와 연동된 각종 서비스 장애를 겪자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라도 여러 앱을 쓸 가능성이 커졌다.

경쟁자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텔레그램은 17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텔레그램이 한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가 됐다”면서 “새 한국 이용자들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텔레그램이 제공하는 안정된 다중 데이터센터 기반구조를 누리기 바란다”는 공지를 남겼다.

라인 역시 “불편함 없이 소중한 사람들과 더욱 즐거운 대화를 하실 수 있도록 오늘부터 일주일간 LINE의 베스트 스티커 10종 세트를 무료로 공개한다”며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공세를 강화 중이다.

관건은 이런 멀티호밍이 얼마나 지속할까 하는 점이다. 김도훈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페이스북이 광고, 개인정보 등으로 비판받을 때 틱톡이 숏폼 SNS라는 차별화된 편익을 제공해 멀티호밍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멀티호밍에 관한 더 자세한 기사는

카카오 먹통으로 시작된 메신저 ‘멀티호밍’에 관한 더 자세한 분석 기사는 중앙일보 홈 The JoongAng (https://www.joongang.co.kr)에 오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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