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카카오 대란 이후 메신저 이용자들 사이에서 ‘멀티호밍(multi-homing)’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17일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카카오톡(이하 카톡)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라인·텔레그램 등 다른 메신저의 사용자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톡 하루 사용자 수는 지난 14일 4112만 명에서 서비스 장애 이후인 16일 3905만 명으로 207만 명 줄었다. 반면에 라인은 같은 기간 43만 명에서 128만 명으로, 텔레그램은 106만 명에서 128만명으로 사용자 수가 급증했다. 특히 라인은 앱을 휴대폰에 설치한 이용자가 이틀 새 73만 명이나 늘었다.
메신저 시장에 멀티호밍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멀티호밍은 이용자가 한 플랫폼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거나 동시에 여러 플랫폼을 사용하는 현상을 뜻한다. IT 플랫폼 기업들은 이용자들의 멀티호밍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속한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확보해야 이를 발판으로 인터넷 비즈니스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 입장에서 멀티호밍에는 노력과 비용이 소요된다. 여러 플랫폼을 쓰기 위해 들이는 노력, 금전적·비금전적 비용이다. ‘국민 메신저’ 카톡은 주변 사람들이 다 쓰니 나만 안 쓰면 불편해지는 네트워크 효과로 멀티호밍을 극복한 대표 사례였다. 이 덕분에 2011년 4200억원 선이던 카카오 연 매출은 지난해 6조1300억원으로 14.6배 증가했다.
하지만 이번 먹통 사태는 멀티호밍의 필요성을 깨닫게 한 계기가 됐다. 개인뿐 아니라 공공기관·기업들도 카카오 ID와 연동된 각종 서비스 장애를 겪자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라도 여러 앱을 쓸 가능성이 커졌다.
경쟁자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텔레그램은 17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텔레그램이 한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가 됐다”면서 “새 한국 이용자들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텔레그램이 제공하는 안정된 다중 데이터센터 기반구조를 누리기 바란다”는 공지를 남겼다.
라인 역시 “불편함 없이 소중한 사람들과 더욱 즐거운 대화를 하실 수 있도록 오늘부터 일주일간 LINE의 베스트 스티커 10종 세트를 무료로 공개한다”며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공세를 강화 중이다.
관건은 이런 멀티호밍이 얼마나 지속할까 하는 점이다. 김도훈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페이스북이 광고, 개인정보 등으로 비판받을 때 틱톡이 숏폼 SNS라는 차별화된 편익을 제공해 멀티호밍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멀티호밍에 관한 더 자세한 기사는
카카오 먹통으로 시작된 메신저 ‘멀티호밍’에 관한 더 자세한 분석 기사는 중앙일보 홈 The JoongAng (https://www.joongang.co.kr)에 오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