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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큼은 꼭 여기서 만든다…세계 홀린 ‘K치킨 비밀병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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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수출용 소스를 만드는 비에이치앤바이오 공장. 김태윤 공장장이 설비 등을 소개 중이다.

수출용 소스를 만드는 비에이치앤바이오 공장. 김태윤 공장장이 설비 등을 소개 중이다.

지난 13일 충북 진천 덕산읍에 있는 비에이치앤바이오 소스 공장. 1층 냉동고 입구에 있는 온도계는 영하 21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 냉동고가 국내 1위(매출 기준) 교촌치킨의 맛을 좌우하는 ‘비밀 병기’다.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K-치킨’의 인기 비결이기도 하다. 교촌치킨 소스는 이곳에서 영하 21도, 수출 직전에 영하 40도로 급속 냉동돼 두바이와 말레이시아·미국 등으로 수출된다.

지난 2018년 준공한 비에치앤바이오 공장에선 연간 5600t의 소스를 생산해 국내·외 매장에 공급한다. 해외 매장의 경우 닭고기는 현지에서 조달하지만, 소스는 이곳에서 조달한 제품만 사용한다. 치킨 맛이 해외에서도 일정하게 유지되는 비결이다.

이날 덕산 공장에선 레드 소스와 허니 소스가 생산 중이었다. 소스는 반드시 ‘비가열 공법’으로 만들어진다. 김태윤 공장장은 “제고 공정에서 열을 가하는 가열 방식은 자연스럽게 살균 처리가 되지만 식재료 본연의 맛을 간직하기 어렵다”며 “유통 기한이 45일이고, 원가가 비싸지만 비가열 제조를 고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열식으로 만드는 소스의 유통 기한이 1년 이상인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짧다. 수출용 소스를 급속 냉동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매운맛의 ‘레드 소스’는 청양 홍고추를 사용해 만든다. 김 공장장은 “고추는 산지와 시기를 까다롭게 따져야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며 “최상의 재료 공급하기 위해 경남 밀양, 충북 음성 등 산지 농가와 계약 재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용한 청양 홍고추는 1414t으로 국내 생산량의 70%를 소비하고 있다. 식재료 보관 창고에는 치킨 소스에 들어가는 아카시아꿀도 쌓여 있었다. 김 공장장은 “농심 꿀꽈배기 스낵 다음으로 아카시아꿀을 많이 소비하고 있다”며 웃었다.

지난해 두바이를 포함한 중동 시장에 진출한 교촌치킨은 전 세계 6개국에 6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소스 배합실엔 할랄용 조리기구를 따로 보관한다. 중동과 말레이시아 등 이슬람 문화권에서 K-치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치킨용 소스는 모두 할랄 인증을 받아 만든다.

비에이치앤바이오는 위탁 생산 시장에도 발을 내디뎠다. 현재까지 1500종이 넘는 소스 생산 경험을 쌓았다. 최근에는 동원에프앤비, 편의점 CU 등과 계약해 도시락용 소스를 공급하고 있다. 유제한 비에이치앤바이오 대표는 “발효 소스 등 K-푸드를 이끄는 신제품을 꾸준히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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