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전원 전체 차단은 이례적”…카카오-SK C&C 공방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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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판교캠퍼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위해 현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지난 15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판교캠퍼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위해 현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국민앱’ 카카오의 서비스가 전방위적으로 마비된 지 사흘째, 주요 서비스는 재개됐지만 ‘완전 복구’는 아직 요원한 상태다. 17일 오후 기준 카카오와 다음 이메일 수·발신, 카카오톡 채널·톡 서랍 등 일부 서비스는 여전히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사태수습에 나선 가운데 책임 소재를 놓고 SK C&C 측과의 격한 공방도 예상된다.

카카오는 전날(16일) 저녁 기존 컨트롤타워를 비상대책위원회로 격상시킨다고 밝혔다. 사고 대응뿐 아니라 원인 규명과 피해 보상까지 총괄하는 조직이다. 컨트롤타워를 이끌던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 센터장(카카오 각자 대표)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다.

비대위는 ▶원인조사 소위원회 ▶재난대책 소위원회 ▶보상대책 소위원회 등 3개 분과로 구성됐다. 원인조사 소위는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의 화재 원인과 데이터센터 내 전원공급 지연 과정 등의 사실관계 규명을 맡았다. 앞서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날 데이터센터 화재 진압 후 1차 현장 감식결과를 진행한 뒤 화재 원인을 전기실 내 배터리 또는 랙(선반) 주변 ‘전기적 요인에 의한 발화’로 추정했다.

원인조사 소위는 화재 원인에 대한 최종 감식 결과와 화재 후 대처에 관한 적절성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카카오와 SK C&C 사이의 책임소재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데이터센터 전체의 전원을 차단하는 것이 적절한 조치였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완종 SK C&C 클라우드 부문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화재 진압을 위해 물을 쓰면 누전으로 인한 안전 위험이 생겨 (전체) 전원을 차단하고 화재를 진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카카오 측은 “3만2000대의 서버가 전체 다운되는 것은 정보기술(IT) 역사상 유례가 없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화재 발생으로 데이터센터 전체의 전원을 차단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라고 입을 모은다. 통상 데이터센터 내의 일부 구역의 전원을 차단하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화재가 발생한 장소와 데이터센터 설계가 업체마다 다른 만큼, SK C&C가 전원 전체를 차단한 맥락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가 일부 구역의 전원 차단을 할 수 있는 계통 분리가 되어있었는지 등 전후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재난대책 소위에서는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카카오의 비상재해복구(DR) 시스템의 작동 과정이 적절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양현서 카카오 부사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서비스 복구 지연 원인에 대해 “이중화 조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원 공급이 차단된 상황이어서 서버를 증설해 트래픽을 전환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IT 업계에서는 카카오 측이 SK C&C 데이터 센터에 서버를 몰아놓고, 부분적으로만 이중화 조치를 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보상대책 소위는 유료서비스에 대한 피해 접수와 보상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될 전망이다. 당장 이번 주 내로 일반 소비자 대상 피해 신고접수 통로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방통위도 이날 카카오 사태 관련 상임위원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자체 상담통로인 ‘온라인 365센터’를 통해 피해 접수에 나섰다. 보상대책 소위는 신고받은 내용을 기반으로 보상 대상 및 범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게 된다. 일반 사용자와 별개로 관련 카카오 시스템과 연계된 기업의 피해 등도 해당 소위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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