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후견인 격인 이해찬 전 대표가 17일 “(윤석열 정부 집권) 5년은 금방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박물관에서 열린 자신의 회고록 『꿈이 모여 역사가 되다』 출판기념회에서 “10살짜리 꼬마가 지난 3월 대선에서 (민주당이) 지고 나서 그 엄마가 한숨을 쉬니 ‘엄마 걱정하지 마. 5년 금방 가’라고 하더라”면서 “저도 그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나라가) 되어가는 모습이나 향후 전망을 해보면 참 걱정이 많지만 저는 믿음과 희망을 가진다”며 “1980년대 초 전두환 세력이 총칼로 무자비하게 (시민을) 살상한 뒤 집권하는 것을 보고 절망을 느꼈다가도 ‘우리가 박정희도 이겼는데 전두환을 못 이기겠나’고 당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전두환 정권은) 7년 밖에 가지 못했다. 그렇게 역사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가야 한다”며 “우리가 지난 대선에서 졌다고 해서 틀렸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될 때까지 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 패배 이후 흔들리는 지지층에게 이 전 대표가 당의 위기를 강조하면서 결집을 주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친일 국방’이나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 등 현안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전국선거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이재명 대표와 한명숙·김부겸 전 국무총리,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원기·문희상 전 국회의장, 민주당 국회의원 등 야당 정치인 50여명이 참석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행사 도중 이 전 대표에게 다가가 마스크를 벗고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이재명 대표는 현장 축사에서 “이 전 대표는 존경하는 어른”이라며 “지금까지 (민주당이) 만들어 온 민주주의의 역사가 퇴행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축전을 통해 “때로는 퇴행의 시간을 겪기도 하지만 역사는 진보해 나간다는 확신을 (이 전 대표의) 회고록에서 볼 수 있다”고 했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민주당이 대선 패배를 사실상 ‘역사의 퇴행’으로 규정한 것은 반성을 덜 했다는 의미로도 읽힐 수 있다”며 “고정 지지층은 이런 말에 호응하겠지만, 중도·무당층으로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