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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유치 전쟁서 카타르가 웃었다…한국, 63년 만의 유치 무산

중앙일보

입력

1960년 이후 63년 만의 아시안컵 본선 유치 노력이 실패로 마무리됐다. 경쟁국 카타르가 개최국으로 최종 선정됐다. 연합뉴스

1960년 이후 63년 만의 아시안컵 본선 유치 노력이 실패로 마무리됐다. 경쟁국 카타르가 개최국으로 최종 선정됐다. 연합뉴스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 개최지로 11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개최하는 카타르가 선정됐다. 63년 만의 국내 개최를 희망했던 한국은 고배를 마셨다.

AFC는 17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2023년 아시안컵 개최지로 카타르를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초 이 대회는 내년 6월 베이징과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내 10개 도시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중국 측이 코로나19 팬데믹을 이유로 개최권을 반납하면서 새 개최국을 찾는 상황이었다.

AFC 아시안컵 유치 실사단이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실사에 나섰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AFC 아시안컵 유치 실사단이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실사에 나섰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한국은 지난 1960년 2회 대회를 치른 이후 이 대회를 개최하지 못 했다. 공교롭게도 우승 이력 또한 1956년 초대 대회와 한국이 개최한 2회 대회 두 번 뿐이다. ‘아시아의 축구 맹주’를 자처하는 한국에게 아시안컵 국내 유치는 또 한 번의 우승 이력을 추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겨졌다.

중국을 대신해 아시안컵 본선 개최를 희망한 나라는 한국과 카타르, 인도네시아 등 3개국이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최근 자국 프로리그 경기 도중 발생한 대규모 유혈사태로 인해 사실상 탈락을 미리 받아들인 상황이었다. 한국과 카타르의 2파전으로 좁혀진 상황에서 ‘오일 머니’를 앞세운 카타르의 파격적인 물량 공세가 먹혀들며 대세가 카타르로 기울어졌다.

아시아 축구계 사정에 능통한 관계자는 “카타르가 AFC측에 대회유치 조건으로 아시아축구발전기금(2000만 달러 추정)을 제공하는 한편, 본선 참가국의 항공료와 체제 비용까지 모두 부담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면서 “애시당초 금전적으로는 경쟁이 되지 않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아시안컵 유치 알림대사 발대식에 참석한 각계각층의 홍보대사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안컵 유치 알림대사 발대식에 참석한 각계각층의 홍보대사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명분과 당위성을 앞세워 경쟁했다. 당초 동아시아 국가인 중국에서 대회가 열릴 예정이었던 만큼 한국이 물려받을 경우 대회 개최 시기를 비롯해 미리 정해진 틀을 대부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강하게 어필했다. 아울러 전 세계적인 문화 콘텐트로 자리매김한 한류와 축구를 접목해 스포츠와 문화가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으로 꾸미겠다는 청사진도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달 말 AFC 집행위원들을 직접 만나 한국 아시안컵 개최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지지를 당부했다. 대한축구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등도 각자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원 활동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집행위원들은 파격적인 금전적 지원안을 제시한 카타르의 손을 들어줬다. 카타르는 올해 11월 FIFA월드컵을 시작으로 2024년 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2030년 여름아시안게임까지 미리 유치한 상황에서 아시안컵 본선이라는 또 하나의 이벤트까지 독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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