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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7명으로 팀 만든다면… "봄 배구는 하겠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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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연경

흥국생명 김연경

배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22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7개월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올 시즌 최고 화제는 역시 '배구 여제' 김연경(34)의 복귀다.

'김연경 효과'는 지난 8월 열린 순천 컵대회에서 증명됐다. 김연경의 복귀전인 흥국생명-IBK기업은행전은 최다관중(3978명)과 함께 최고 시청률(1.78%)을 기록했다. 남녀부 포함 흥국생명이 치른 세 경기가 시청률 1~3위다. 흥국생명과 도로공사의 준결승 경기는 프로야구와 시간이 겹쳤지만, 야구가 지연중계됐다.

팬들은 200여장 남짓 남은 개막전 현장 티켓을 사기 위해 아침부터 줄을 섰다. 지난 15일 열린 팬미팅 겸 출정식 역시 일찌감치 매진됐다.

최근 용인 흥국생명 연습체육관에서 만난 김연경은 "컵대회가 지방에서 열려 교통편도 여의치 않은데 많이 찾아와주셨다.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몸 상태가 많이 올라왔다. 나쁘지 않다"고 했다.

김연경은 지난 시즌 중국 상하이에서 뛰었다. 중국 리그는 짧은 일정으로 치러져 도쿄올림픽 준비에 안성맞춤이었다. 올림픽 4강 신화를 이루고 리그 일정도 마친 김연경은 거취를 고민하다 국내 복귀를 선택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로 2021~22시즌 6위에 머물렀다.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하위였다. 하지만 김연경이 복귀하면서 단숨에 전력이 업그레이드됐다. GS칼텍스, 현대건설과 함께 '3강'으로 꼽힌다.

컵대회에서 복귀전을 치른 흥국생명 김연경. 사진 한국배구연맹

컵대회에서 복귀전을 치른 흥국생명 김연경. 사진 한국배구연맹

김연경은 우승 청부사다. 한국·일본·터키에서 리그 우승 6회, 컵대회 우승 6회, 클럽대항전 우승 2회를 경험했다. 김연경은 "우승은 할 수록 좋다"면서도 "부담이 없진 않다. 현실적으로 우리 팀을 보면 우승이 쉽진 않다. 그래도 우승에 가까워지게끔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도쿄올림픽 이후 김연경은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18세 때 대표팀에 발탁된 이후 비시즌에 쉰 건 처음이다.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한 김연경은 "여유있게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온전히 내게 맞춘 연습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10여년 만에 처음이었는데, 좋았다"고 말했다.

김연경이 없는 대표팀은 발리볼네이션스리그와 세계선수권을 치르는 동안 1승 16패에 그쳤다. 김연경은 "마음이 무거웠다. 솔직히 시즌 전 팀 생각만큼 대표팀도 많이 생각했다. 부상 선수도 많았고, 뛰는 선수들도 힘들어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국제대회 성적만큼 팬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게 없다.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김연경이 떠난 사이 흥국생명은 많이 달라졌다. KB손해보험을 이끌었던 권순찬 감독이 부임했다. 권 감독은 "솔직히 연경이가 와서 너무 좋았다. 외국인 선수가 2명 있는 거 아니냐"고 웃었다. 이어 "나이가 들었지만, 여전히 코트 위 지배력이 대단하다. 솔선수범해서 열심히 하니 후배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연경은 "'부산 사나이'라고 하셨는데, 처음엔 털털하고, '상남자 같다'고 느꼈다. 감독님이 원하는 배구도 확고하게 말씀하셨다. 그런데 겪어보니 세심한 부분이 있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기도 하고, 쉴 때는 충분히 휴식을 준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중학교 3학년 때까지 170㎝이 되지 않을 정도로 키가 작았다. 그래서 세터나 리베로로 뛰기도 했다. 단신을 극복하기 위해 김연경은 서브와 리시브 등 기본기 훈련에 열중했다. 그러다 20㎝ 이상 키가 자라면서 만능 선수가 됐다.

과연 김연경 7명으로 팀을 만들면 어떨까. 김연경은 "코트가 정말 시끄러울 거다. 승부욕이 워낙 강한 7명이라 처음엔 맞춰나가기 힘들 것"이라고 웃었다. 김연경은 "그러나 경기에 들어가면 집중할 것이다. '프로페셔널하게' 최선을 다하지 않겠나. 다른 포지션은 문제 없다. 세터도 경기 분석을 열심히 하면 괜찮을 것 같다. 봄 배구를 하는 팀은 되지 않을까"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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