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심부전, 철 결핍 동반 … 철분제 정맥 투여하면 증상 개선에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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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석민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장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 강석민 병원장은 “철 결핍은 심부전 증상을 악화해 재입원율을 높이고 환자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 강석민 병원장은 “철 결핍은 심부전 증상을 악화해 재입원율을 높이고 환자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심부전은 심장 질환의 종착역으로 불린다. 심장 기능이 떨어져 전신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특히 심부전 환자는 철 결핍과 빈혈을 흔히 동반한다. 철분이 부족하면 심부전 증상이 악화해 재입원율을 증가시키는 데다 운동 능력이 감소하고 피로감이 높아져 삶의 질이 뚝 떨어진다. 이에 대한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강석민(대한심부전학회장)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장에게 철 결핍의 치료법을 물었다.

-심부전은 어떤 질환인가.
“심부전은 심장 고유의 펌프 기능에 문제가 생겨 전신에 혈액 공급이 잘 안 되는 경우다. 그러면 신체 곳곳에 이상 징후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피로감을 잘 느끼고 뇌로 혈액이 잘 돌지 못해 불면증이 생기거나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식이다. 특히 폐나 다리, 복강, 장 등에 혈액이 고여 몸이 붓고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난다.”
-국내 환자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2020년 발간한 대한심부전학회 팩트시트에 따르면 심부전의 유병률은 2002년 0.77%에서 2018년 2.24%로 증가세였다. 2018년 기준, 심부전 환자는 약 116만 명으로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많은 경향을 보였다. 특히 65세 넘어서부터 심부전 발생이 급격하게 늘어난다. 고령 인구의 증가로 환자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고혈압, 당뇨병, 만성 콩팥병, 부정맥 등 심부전을 유발할 수 있는 선행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많아지는 것도 유병률 증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심부전 환자는 동반 질환이 많은가.
“고령 환자의 경우 뇌경색이나 고혈압, 당뇨병, 만성 콩팥병, 만성 퇴행성 관절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심부전 환자를 치료하는 데 다양한 진료과와 협업하는 다학제 진료를 중요시하는 이유다. 또 고령 환자는 복용약이 다양해 약제가 중복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며 영양 상태 관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철 결핍과 빈혈도 흔히 나타난다.”
-철 결핍과 빈혈은 왜 발생하나.
“심부전 환자의 절반 이상이 철 결핍 혹은 철 결핍성 빈혈을 동반한다.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 심부전은 심장의 대사성 질환으로 다양한 신경호르몬계의 변화를 일으켜 철 결핍을 유발할 수 있다. 또 고령자는 대부분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고 영양 상태가 불량하기 쉽다. 특히 심부전 환자는 장에 혈액순환이 잘 안 돼 장운동 능력이 떨어지고 장이 부어 있는 편이다. 그러면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소화·흡수가 잘 이뤄지지 않아 철분이 부족해지거나 빈혈이 생길 수 있다.”
-철 결핍은 어떤 문제를 일으키나.
“철분은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뿐 아니라 체내 에너지 생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철분이 심장 세포가 에너지를 만들 때 중요한 재료로 쓰이기 때문에 철 결핍은 심부전 환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안 그래도 혈액순환이 안 좋은데 헤모글로빈 수치까지 낮으면 조직에 충분한 양의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고 염증 상태도 더 악화한다.”
-심부전 예후엔 어떤 악영향을 주나.
“철 결핍은 심부전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고 그로 인해 재입원율을 증가시킨다는 임상 연구결과가 많다. 입원율 증가는 심부전 환자의 사망률을 높이고 결국 의료 비용 상승을 초래한다. 또 이런 환자는 기운이 없고 피로감을 호소하며 운동 능력이 떨어져 결국 삶의 질 감소로 이어진다. 심부전 환자라면 철 결핍 여부를 점검하고, 진단되면 이를 교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치료법은 뭔가.
“지난 7월 대한심부전학회에서 심부전 진료지침 전면개정판을 발표했다. 진료지침에 따르면 철분제 정맥 투여는 철 결핍을 동반한 심부전 환자에게서 여러 효능이 입증됐다. 철분제 정맥 투여와 관련한 대규모 임상 연구는 주로 페릭 카르복시말토즈 성분의 철분 정맥 주사제를 이용해 이뤄졌다. 철 결핍을 동반한 심부전 환자 459명을 대상으로 페릭 카르복시말토즈와 위약을 무작위 투여했더니 철분제 투여군에서 심부전의 증상과 6분 보행 검사 결과가 개선됐음을 확인했다. 철 결핍 심부전 환자에게 페릭 카르복시말토즈를 장기간 투여한 다른 연구에서도 6분 보행 능력 향상과 심부전 악화로 인한 입원율 감소가 확인됐다. 또한 철 결핍을 동반한 급성 심부전 입원 환자에게 페릭 카르복시말토즈를 투여한 결과 재입원이 위약군보다 26%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개정된 진료지침에서 심부전 환자는 정기적으로 철 결핍 여부를 체크하고, 진단되면 페릭 카르복시말토즈를 정맥 투여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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