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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나무를 바라보기만 해도 스트레스 줄어, 수목관리 더욱 중요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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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인터뷰 김판석 한국나무의사협회장

우리는 나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무가 인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숲길을 걷거나 도심 속에 있는 울창한 나무를 보기만 해도 누구나 상쾌함과 편안함을 느낀다. 나무가 가진 치유의 힘이다. 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항염·항산화 효과가 있어 신체 면역력 향상을 돕는다. 뇌 활동을 안정시켜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건 덤이다. 주변에 나무가 많을수록 그 혜택은 고스란히 사람에게 돌아간다. 살아 있는 나무인 수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배경이다. 최근에는 수목을 전문적으로 진료·처방하는 ‘나무의사 제도’까지 등장했다. 한국나무의사협회 김판석 협회장을 만나 나무의사 제도의 건강상 의미를 들어봤다.

-나무의사 제도란 무엇인가.
“나무의사 제도는 전문성을 가진 나무의사가 수목을 진단·처방하는 제도다. 산림청에서 2018년 나무의사 국가 자격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나무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전문가를 통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체계적인 수목 전담 관리사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자격을 얻은 나무의사는 수목 피해를 예방하면서 나무에 대한 모든 진료 및 치료 활동을 수행한다. 아파트 단지나 공원, 학교 등 생활권 주변 녹지의 수목 병해충을 방제하는 활동 등이 포함된다.”
-나무의사가 필요한 이유가 궁금하다.
“나무의사 제도는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수목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증가하고 있지만 이상 기후 등으로 수목 피해는 더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생활권 수목(아파트·공원 등)의 병해충 방제를 위해 부적합한 농약을 오·남용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2015년 산림청이 실시한 ‘생활권 수목 병해충 관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전문가에 의한 수목 방제 사례가 90% 이상이었다. 나아가 살포된 농약 중 69%는 부적절하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약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그 피해는 국민의 몫이 된다. 전문 자격을 갖춘 나무의사가 수목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수목 진료가 활성화하면 어떤 건강 혜택을 기대할 수 있나.
“나무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한다. 전문적인 수목 진료가 이뤄질 경우 그만큼 우리가 나무를 통해 누릴 수 있는 기대 효과도 넘쳐난다. 먼저 공기 정화다. 나무는 대기오염 물질을 걸러내는 필터 작용을 한다. 나무가 건강할수록, 즉 활력도가 높을수록 공기가 맑아지고 쾌적해진다. 열섬현상을 완화하고 미세먼지를 줄여주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그다음으로는 여가 활동 및 치유 공간을 제공해 준다는 점이다. 우리 주변에는 도심 속 공원이 많이 자리 잡고 있다. 공원은 여유롭게 여가를 즐기거나 쉼을 얻는 치유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쾌적한 환경이 제공되면서 삶의 질이 높아지는 형태다.”
-수목의 치유 효과는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나.
“수목의 치유 효과는 다양하다. 최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숲속을 걷거나 앉아서 풍경을 바라보는 활동만으로도 체내 염증 반응을 완화하고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가 면역 세포의 활성화를 높이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피톤치드는 강력한 항균 물질로 면역력 증진, 심폐 기능 강화와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나무가 사람의 교감신경계 활동을 낮춰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처럼 나무와 인간의 건강은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수목 치유에 따른 질환 개선 효과가 지속적으로 밝혀지면서 수목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나무의사 제도 도입 후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농약 오·남용 피해가 현저히 줄었다. 비전문가가 부적합한 약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준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수목을 바라보는 국민의 인식도 개선됐다는 것을 느낀다. 아직 초창기여서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할 순 없지만, 수목 진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더 많은 힘이 모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목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무도 사람과 다름없는 생물이다. 우리가 건강관리를 위해 미리 건강검진을 하듯 예방적 조치가 필요하다. 피해가 발생했을 땐 올바른 진단을 통해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에 나서야 한다. 병이 생기면 의사에게 진료받고 치료를 시작하듯 나무도 같은 방식을 따른다.”
-나무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장비가 마련돼 있나.
“진단 장비들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과거에는 나무를 진단할 때 주로 경험이나 외부 형태를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나무의 활력도를 측정하는 첨단 장비 등을 활용해 객관적으로 나무를 관찰하고 진단한다.”
-향후 나무의사의 전망은.
“문명 앞에 숲이 있었고, 문명 뒤에 사막이 남는다는 말이 있다. 나무의사의 장래는 점점 더 밝아질 것이다. 문명이 발전하고 선진화될수록 수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의 나무의사는 906명이며, 앞으로 더 많은 나무의사가 배출될 예정이다. 그만큼 나무의사의 영역도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나무가 우리의 건강을 위한 자산임을 잊지 않고 모두가 전문적인 수목 관리와 보호에 힘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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