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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번째 장수' 64살 고릴라, 후손 50마리 남기고 안락사 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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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 고릴라 헬렌(64)이 안락사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 루이빌 동물원 페이스북 캡처

암컷 고릴라 헬렌(64)이 안락사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 루이빌 동물원 페이스북 캡처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고릴라 ‘헬렌’이 64살로 세상을 떠났다고 미국 CBS 방송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미국 켄터키주의 루이빌 동물원에서 ‘귀부인’(Grand Dame)이라고 불리던 암컷 고릴라 헬렌이 안락사로 세상을 떠났다.

루이빌 동물원은 “동물원에 사는 암컷 고릴라의 평균 기대수명은 통상 39살 정도”라며 “헬렌은 노령으로 생긴 관절염과 치주질환 정도만 빼면 일생을 매우 건강하게 지냈다”고 밝혔다.

동물원 측에 따르면 헬렌은 몸이 바들바들 떨리는 증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다가 최근 추락사고로 부상을 입어 건강이 극도로 악화됐다. 이에 동물원 측은 고민 끝에 헬렌을 안락사하기로 결정했다.

헬렌은 1958년 아프리카 서부에서 태어났다. 이후 2002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한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일생에 걸쳐 새끼를 세 마리 낳았으며 이들에 의해 5대에 걸쳐 50마리의 후손을 남겼다.

현재 루이빌 동물원에는 헬렌의 증손자 ‘벵가티’와 고손자 ‘킨디’가 살고 있다.

어린이 관람객을 반갑게 맞이하는 고릴라 헬렌. 사진 루이빌 동물원

어린이 관람객을 반갑게 맞이하는 고릴라 헬렌. 사진 루이빌 동물원

헬렌의 사육사 댄 멀로니는 “헬렌은 사람의 아기를 정말 좋아해 많은 가족에게 기쁨을 안겼다”며 “이런 특별한 고릴라를 보내주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가 동물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미국 동물원수족관협회(AZA)의 크리스틴 루카스 박사는 “헬렌은 관람객은 물론 동물원 직원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남기고 갔다”고 했다.

현재 세계 최장수 고릴라는 독일 베를린 동물원에서 살고 있는 65살 암컷 ‘파투’다.

동물원 측이 제작한 추모 영상 중 한 장면. 사진 루이빌 동물원

동물원 측이 제작한 추모 영상 중 한 장면. 사진 루이빌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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