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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바닥인줄 알았는데"…카카오·네이버 개미들 '월요일 공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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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 김지윤 기자 kim.jeeyoon@joongang.co.kr

일러스트 = 김지윤 기자 kim.jeeyoon@joongang.co.kr

카카오ㆍ네이버의 서비스 장애로 인해 개인 투자자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주가가 이미 연초대비 ‘반토막’수준으로 하락한 상태에서 추가 악재가 덮쳤기 때문이다. 특히 주말 내내 이어진 서비스 장애로 기업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은 카카오 투자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금까지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ㆍ네이버ㆍ카카오 순이다. 개인은 네이버를 3조1231억원, 카카오를 1조999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하지만 이 기간 네이버의 주가는 56.3%, 카카오의 주가는 54.3% 하락했다. 카카오 그룹주인 카카오게임즈(-58%)·카카오뱅크(-70.3%)·카카오페이(-79.3%)도 같은 기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개인은 최근 한 달 동안 네이버와 카카오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에 나선 종목은 네이버(8121억원)였다. 카카오(1561억원)도 순매수 3위에 올랐다.

하지만 4일 네이버가 북미 최대 패션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인 포쉬마크를 2조원에 인수한다는 소식에 네이버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네이버 주가는 인수 발표 당일에만 8% 넘게 하락한데 이어 이튿날에도 7% 넘게 빠졌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와 자회사에 대한 실적 우려로 한 달 동안 26.6% 하락했다.

네이버가 미국 최대 C2C 플랫폼인 포쉬마크를 인수한다는 소식에 4일 네이버의 주가는 8.79% 하락했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가 미국 최대 C2C 플랫폼인 포쉬마크를 인수한다는 소식에 4일 네이버의 주가는 8.79% 하락했다. [사진 네이버]

이로 인해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한 증권사의 목표 주가도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는 현재 33만~38만원 수준인 네이버의 목표 주가를 26만~31만5000원 수준으로 내렸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노무라증권은 네이버의 목표 주가를 기존 34만원에서 18만원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바꿨다. 증권사는 카카오의 목표 주가도 10만4000~11만원에서 6만3000~9만원 수준으로 하향했다.

성장주에 악재, 17일 '검은 월요일' 될까  

나스닥 급락 소식도 17일 네이버ㆍ카카오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3.08% 하락한 10321.39로 마감했다. 나스닥이 하락하면 기술주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도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주식 시장이 열리는 17일이 ‘검은 월요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장기적인 전망도 밝지 않다. 미래 가치를 현재로 당겨와 평가받는 성장주는 금리 인상기에는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와 같은 투자 위축기에 플랫폼 사업자는 광고ㆍ커머스와 같은 핵심 사업 이익이 중요한데 내년도 전망이 녹록지 않다”며 “네이버와 카카오는 내년도 연결 영업이익 성장률이 12%, 13%(자회사 제외)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하기에는 다소 밋밋한 실적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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