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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창사 사람들이 밤 '꼴딱' 새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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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SNS에서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 대한 질문 하나가 이슈다.

창사 사람들은 정말 잠을 안 자나요?

중국의 추석인 중추절에도 창사 거리는 새벽 3시까지 사람들로 북적였다. 날씨가 점차 선선해지고, 코로나19 봉쇄가 슬슬 풀리면서 창사 야간 경제의 진수를 엿볼 수 있다.

[사진 央广网]

[사진 央广网]

잠 없는 창사人, 밤에 더 빛나는 창사 거리

창사에서 생활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창사의 ‘진정한 생활’은 밤 10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자정 무렵에는 ‘절정’에 이르며 이는 이른 아침까지 지속된다.”
새벽이면 거리가 한산해지는 베이징·상하이 등과 달리, 창사 거리는 새벽에도 눈을 빛내며 돌아다니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렇다면 이들, 창사 사람들이 한창 잠을 잘 시간에 거리를 헤매는 이유는 무엇일까?

새벽녘, 中 창사 사람들이 거리를 떠도는 이유

답은 바로 ‘먹고, 마시고, 소비하기 위해서’다.

중국 배달 업체인 어러머(餓了麼)에서 발표한 ‘2021 여름 야간 생활(나이트 라이프) 보고서’의 통계 따르면 창사는 ‘여름 야간 생활 기준, 1선 도시’ 대열에 속한다. 야간에 창사에서 파는 각종 식음료 등의 물가는 한낮의 물가보다 무려 25% 많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비싸도 없어서 못 살 지경”이라는 소문까지 들려올 정도다.

황싱(黃興)로 보행자 거리 [사진 伤感说说吧 ]

황싱(黃興)로 보행자 거리 [사진 伤感说说吧 ]

중국 온라인 매체 신주간(新周刊)은 익명의 창사 시민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창사의 번화가 중 하나인) 황싱(黃興)광장을 중심으로 반경 1킬로미터(㎞)에는 나이 불문 밤을 새우는 창사 시민으로 가득하다”고 전했다.

특히 ‘먹을거리’로 가득한 곳에 사람들이 몰린다. 이와 관련해 신주간은 ‘먹는 행위가 창사 야간 생활의 핵심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야간 생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에 앞서 수많은 사람이 황싱로 보행자 거리, 둥과산(東瓜山) 미식 거리 등 도심지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한 끼를 때운다. 야간에 이 거리를 지날 때면 ‘면치기’를 하는 사람, 두 손으로 샤오룽샤(小龍蝦, 민물 가재 요리)를 먹고 있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사진 citscsc.com]

[사진 citscsc.com]

신주간은 한 창사 시민의 말을 인용해 “창사 포장마차 오픈 시간도 저녁 9시, 10시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퇴근 시간보다 훨씬 늦은 시간부터 야간 영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셈이다.

‘창사 먹거리’ 다음으로 유명한 게 바로 ‘술 문화’다. 창사 야간 경제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술 문화는 다양한 편이다. 클럽, 펍, 재즈바, 캐주얼 와인바는 물론, 다양한 공연을 보면서 음주를 즐길 수 있는 곳 등 현지화된 술집도 많다. 게다가 이들 모두 MZ세대 입맛에 맞춰 ‘트렌디한 모습’으로 변모했다.

캐주얼바는 대부분 창사의 화룽츠(化龍池) 부근에 집중되어 있다. 듣기 좋은 ‘힐링’ 연주곡을 BGM으로 특유의 잔잔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일반적인 클럽이나 펍, 그리고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바는 주로 제팡시(解放西)로에 터를 잡고 있다.

[사진 바이두바이커]

[사진 바이두바이커]

신주간은 “MZ세대가 밤새며 활동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라며, 그중, 반은 황싱로 보행자 거리나 둥과산 미식 거리를 거닐고, 나머지 반은 제팡시로 술집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에는 ‘수호제팡시(守護解放西)’란 프로그램의 인기로, 술 마시는 사람들로만 가득했던 제팡시로가 일반 관광객으로 붐비기 시작했다. 이들은 ‘수호제팡시’ 프로그램을 보고 ‘성지순례’를 온 것이다. 중국의 대표 SNS 중 하나인 샤오훙수(小紅書)에서도 ‘수호제팡시 성지순례’란 태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知乎]

[사진 知乎]

심야의 제팡시로는 ‘힙한’ DJ, 관능적인 차림의 남녀, 사진 촬영으로 바쁜 일반 관광객으로 가득해 그야말로 ‘밤의 낙원’을 방불케 한다. 주말이나 공휴일 자정이 되면 술집과 창사 골목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신주간은 제팡시로 관광객의 말을 인용해 “사람이 새벽까지 너무 많다 보니, 아침 첫차(버스)를 탈 수 없을까 봐 걱정할 정도”라고 전했다.

택시 상황도 마찬가지다. 창사 시민 리(李)씨는 중국 온라인 매체 이두(壹讀) 인터뷰에서 "새벽 시간, 제팡시로에서 디디(滴滴, 중국판 우버)를 호출하려고 해도 대기만 100명 이상”이라며 “택시를 잡아탔을 때는 술이 다 깼을 정도”라고 호소했다.

그렇다면 창사 시민의 야간 생활은 이것으로 끝일까?

중국에 이런 말이 있다. “베이징·상하이·광저우(廣州) 사람의 눈물을 믿지 말고, 창사 사람들이 음주 후 곧장 귀가한다는 말을 믿지 말라.”

[사진 샤오훙수]

[사진 샤오훙수]

이두는 창사 시민들과의 현장 인터뷰를 통해 실제로 이들이 술을 마신 후, 마사지 가게로 향한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창사는 본디 ‘발 마사지’로 유명한 도시 중 하나다. 2019년 중국 다중뎬핑(大衆點評)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 신일선(新一线) 도시 중 창사의 시민이 발 마사지를 받는 횟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주간은 “매일 밤, 창사 시민 중 반은 발 마사지를 받으러 가는 셈”이라고 밝혔다.

발 마사지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보니, 경쟁 업체도 다른 도시보다 월등히 많다. 이 때문에 각 마사지 매장은 각종 마케팅으로 고객 몰이에 전력을 쏟고 있다. 심지어 무료 뷔페를 제공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다과 메뉴를 수시로 바꾸며 창사 시민의 발걸음을 사로잡고 있다.

맛집 탐방이나 소란스러운 술 문화, 일상화된 마사지 서비스에 지친 사람들은 강변으로 향한다. 후난성을 관통하는 샹장(湘江)이 바로 그곳이다. 시원한 가을, 서울 한강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코로나 이전에는 샹장 주변에서 주말(혹은 공휴일)을 맞아 매번 다른 테마의 불꽃놀이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 덕분에 낭만을 즐기는 이들은 잠 대신 샹장 산책을 택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창사 시민이 ‘잠 못 이루는 도시’로 변모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중국 신주간은 한 프랑스 도시 현황 연구자의 보고서를 인용, “도시의 야간 생활 수준은 그곳의 국제화 수준, 대중 소비 트렌드, 그리고 투자 발전 가능성으로 판가름난다”고 밝혔다.

2020년 발표된 ‘중국 도시 야간 경제 영향력 보고서’에 따르면 창사는 창사는 50개 도시 중 3위에 올랐다. 이어 2020년 중국 도시 야간 경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도시’로 선정됐다.

[사진 시나닷컴]

[사진 시나닷컴]

창사에서 ‘잠들지 않는 야간 경제’가 활성화된 데에는 이곳이 ‘노래방 문화 발원지’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1980년대 초부터 창사에 노래방을 겸한 다방이 생기면서 노래방 문화가 발전하기 시작했다. 1988년 무렵에는 노래방이 우후죽순 생겨나 150여 개에 달했다. 이러한 노래방 문화는 점차 클럽 문화와 결합하며 색다른 야간 문화를 만들어냈다.

또 창사의 야간 경제가 꽃을 피우기 시작한 때는 2008년인데, 이는 ‘술 문화’의 발전과 맥을 함께한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는 창사에서 술집 대거 등장한 때다. 수백 개의 술집이 창사 거리 곳곳에 뿌리내리며 창사 술 문화 역시 전성기를 향했다.

이후 앞서 언급한 창사 밤 문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3대 술집 거리가 형성되면서 도시 야간 경제를 빠르게 발전시켰다. 이러한 영향력은 오늘날까지 확대되면서 창사는 ‘잠 못 드는 도시’ ‘밤샘의 고향’등의 별칭을 얻게 된 것이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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