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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먹통' 전국민 비명…소방당국 "복구 시점 확답 못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카카오 측은 이날 오후 4시쯤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오늘 오후 3시 30분 경부터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해 현재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카카오 측은 이날 오후 4시쯤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오늘 오후 3시 30분 경부터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해 현재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용자 수 5000만명에 달하는 공룡 메신저 카카오톡을 비롯한 다수의 카카오 서비스가 15일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전 국민이 비상이 걸렸다. 카카오는 자사가 이용하는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톡 등 각종 자사 및 계열사 서비스들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SK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인명 피해 없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 33분쯤 SK 판교캠퍼스 A동 지하 3층 배터리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채혜선 기자

소방당국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 33분쯤 SK 판교캠퍼스 A동 지하 3층 배터리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채혜선 기자

“평소라면 조용했을 곳인데….”

15일 오후 6시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캠퍼스 데이터센터 앞. 이날 이곳에서 발생한 화재로 해당 건물에 입주해있는 카카오, 네이버, SK 계열사 직원 수십 명이 몰려들었다. 계열사 사원증을 목에 걸고 있던 A씨는 “데이터 먹통 문제로 상황을 지켜보러 나와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이 수 시간째 먹통이 되면서 이들도 텔레그램 등 다른 메신저를 사용해 각 회사에 상황을 전달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복구 시점이 불투명하다. 현장에서 할 게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3분쯤 SK 판교캠퍼스 A동 지하 3층 배터리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건물은 지상 6층, 지하 4층 규모로 SK 계열사를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가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이터센터로 알려졌다. 이 불로 인해 건물 내부에 있던 26명이 대피했으며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다. 불길은 화재 약 2시간 만인 오후 5시 46분쯤 잡혔으나 연기 정리 등 추가 진압 작업이 남아 있다. 박기완 분당소방서장은 이날 오후 6시 40분에 진행한 3차 브리핑에서 “연기가 나는 랙(데이터센터에서 서버를 모아둔 캐비닛)이 있어 완전 진압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전기 공급 재개 뒤 2시간 이내 서비스를 복구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현장에선 빠른 복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전기 기술자 3명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 이상 유무를 확인하며 한 층씩 작업 중이지만 전산 전원 공급 등에 대한 복구 시점을 확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전체 전기 공급 시점은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내 핸드폰이 문제인 줄 알았더니”

15일 오후 먹통이 된 카카오버스 앱 화면. 독자 제공

15일 오후 먹통이 된 카카오버스 앱 화면. 독자 제공

현재 카카오톡은 모바일 기능이 작동하지 않고 있으며 PC 버전 역시 이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카카오의 포털 사이트 다음은 뉴스도 제목만 보일 뿐 내용을 볼 수 없다. 로그인도 안 되고 티스토리 등 서비스도 작동하지 않고 있다. 카카오톡 외에도 카카오맵, 카카오버스, 카카오T,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서비스 전반에서 모바일·PC 모두 접속 차질을 빚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일상에서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던 사람들이 각종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신혜인(29)씨는 “오후 4시쯤 집 근처 편의점에서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려다가 안 돼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했다”며 “카카오톡이 안 되길래 이것만 문제인가 싶었는데 그때야 카카오의 모든 서비스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카카오T, 카카오맵, 카카오버스, 카카오지하철 등 카카오의 이동 관련된 앱들도 먹통이 돼 움직이는 사람들이 불편을 겪었다. 30대 직장인 이모씨(34)는 “주로 카카오버스와 카카오지하철을 보고 도착시각 등을 확인하는데 안 돼서 핸드폰이 문제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카카오바이크 반납 못 했다” “손님 못 받아”

카카오로 인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속출했다. 카카오T 앱이 먹통이 되면서 앱으로 콜을 받는 택시 기사들이 분통을 터트렸다. 특히 카카오T블루, 카카오T벤티 기사의 경우 다른 회사의 콜은 받지 못하고 카카오 콜만 받아야 하다 보니 피해가 더 컸다. 카카오T블루의 60대 기사 B씨는 “오후부터 콜이 안 들어오는데, 카카오 측에서 먼저 공지를 주지도 않고 연락을 해도 받지도 않았다”며 “무조건 이건 보상금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도 심각한 피해를 보았다고 호소했다.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는 카카오톡을 통한 로그인, 카카오페이 인증 수신, 상담톡 등 카카오 관련 서비스 이용이 불가한 상황이다. 한 투자자는 “업비트 로그인조차 할 수 없어 팔아야 할 가상화폐 거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 등 온라인상에선 온갖 불만이 터져 나왔다. “카카오바이크 반납도 못 했는데 연체료 내야 하냐” “카카오 기프티콘으로 결제하려는 손님이 있었는데 결국 결제가 안 돼 손님이 나갔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카카오톡 서비스 불능 관련 행정안전부의 안전신문고 공지. 독자 제공

카카오톡 서비스 불능 관련 행정안전부의 안전신문고 공지. 독자 제공

일각에선 카카오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행정안전부의 안전신문고 앱에는 “카카오톡, 지도, 위치연동, 메시지 발송 서비스 장애가 발생해 카카오 서비스와 연동해서 서비스를 운영 중인 안전신문고 앱과 포털의 신고기능에 장애가 발생했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공공서비스가 민간 기업의 장애로 인해 지장을 받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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