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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마약인데 한국선 8배 '김치 프리미엄'…어쩌다 이 지경 [뉴스원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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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영종도 인천본부세관 수출입통관청사에서 관계자들이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과 공조 수사로 적발한 케타민, 대마초 등 마약류 압수품이 놓여 있다.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은 지난 3~8월 특송화물, 국제우편물 등을 통해 대마류, 케타민 등 마약류 5건 모두 10.4㎏(시가 5억7천만원 상당)을 밀반입 하려던 피의자 6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우상조 기자

13일 영종도 인천본부세관 수출입통관청사에서 관계자들이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과 공조 수사로 적발한 케타민, 대마초 등 마약류 압수품이 놓여 있다.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은 지난 3~8월 특송화물, 국제우편물 등을 통해 대마류, 케타민 등 마약류 5건 모두 10.4㎏(시가 5억7천만원 상당)을 밀반입 하려던 피의자 6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우상조 기자

# 인천세관은 최근 미국에서 케타민 7.3㎏을 밀반입한 피의자를 검거했다. 케타민은 동물용 마취제로 쓰이는데 인체에 투약할 경우 흥분과 환각 작용을 유발해 마약류로 지정돼 있다. 세관은 미국 국토안보부(HSI)와 공조해 국제 통제배달(Controlled Delivery)로 피의자 검거에 성공했다. 통제배달은 마약 범죄 피의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기관이 감시하는 상태에서 마약류를 은닉한 화물을 통상적인 절차로 위장해 배달하는 수사기법이다.

# 지난 6월, 인천공항 물류창고에 도미니카 직인이 찍힌 특송물품이 도착했다. 중국 차 포장지 안에는 찻잎과 함께 대마초 128g이 들어 있었다. 인천세관은 차로 위장해 대마초를 밀수한 외국인 4명을 검거했다.

유명 인사의 마약 사건이 심심찮게 들려오고 가운데 밀수한 마약을 적발하는 최전선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인천공항과 인천항에서 마약 적발을 맡고 있는 인천세관이 그들이다. 최근 들어 마약 밀수는 대형화 추세다. 메트암페타민(일명 필로폰) 밀수 규모는 1g 단위에서 1㎏으로 늘었다. 인천세관이 적발한 1kg 초과 필로폰 밀수 건수는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36건을 기록하고 있다. 1㎏을 초과한 필로폰 밀수는 2019년 22건에 그쳤으나 18건(2020년), 29건(2021년)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인천세관 문흥호 마약조사1과장은 “세관이 적발한 밀수 1건당 메트암페타민 평균 중량은 2019년 1㎏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1.6㎏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13일 영종도 인천본부세관 수출입통관청사에서 관계자가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과 공조 수사로 적발한 합성 대마를 들고 있다. 우상조 기자

13일 영종도 인천본부세관 수출입통관청사에서 관계자가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과 공조 수사로 적발한 합성 대마를 들고 있다. 우상조 기자

과거 한국은 마약 밀수의 경유지나 환적지로 이용됐으나 최근에는 최종 소비지로 바뀌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발 마약 밀수가 꾸준하다. 인천세관에 따르면 골든트라이앵글(태국ㆍ미얀마ㆍ라오스 3국 접경지)을 포함한 동남아발 마약 적발 중량(1~8월)은 125㎏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72㎏)와 비교해 73% 증가한 수치다. 이 지역에선 필로폰과 합성 대마가 주로 밀반입되고 있는데 해당 마약류에서 동남아발 밀수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9%와 51%에 달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꺾이며 여행자를 마약 운반 수단으로 활용하는 건수도 늘고 있다. 인천세관은 “해외 여행객 증가로 국제범죄조직에 연루된 중·남미와 아프리카발 입국 여행자가 대량의 마약류를 밀·반입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여행자가 인천공항으로 마약을 운반하다 적발된 건수는 2020년 대마 2건(0.008kg)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필로폰 4건(21kg)으로 많이 증가했다.

부산지검은 국제우편물로 필로폰 등 마약류를 밀반입한 5명을 적발, 4명을 구속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연합뉴스

부산지검은 국제우편물로 필로폰 등 마약류를 밀반입한 5명을 적발, 4명을 구속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연합뉴스

최근 들어 마약 밀수가 급증하고 있는 건 상대적으로 높은 국내 시장 가격 때문이다. 동남아 지역 마약 공급 과잉과 국제시세 하락에 따라 상대적으로 마약이 비싸게 팔리는 한국 시장을 상대로 한 밀수가 증가하고 있다. 필로폰 1g당 국내 거래 가격은 25만원 수준으로 태국 3만원, 미국 3만5000원에 비교하면 8배 이상이 비싸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일컬어지는 김치 프리미엄(Kimchi premium)이 마약 거래에서도 비슷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김치 프리미엄은 국내에서 거래되는 가상 화폐의 시세가 해외 거래소 시세와 비교해 높아 등장한 신조어다.

관세청은 늘어나는 마약 밀수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밀수 마약 품목이 대마에서 필로폰으로 바뀌면서 탐지견 훈련에도 필로폰을 활용하고 있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전담수사 조직 및 마약 탐지 이온스캐너 등을 활용해 마약 밀반입 봉쇄에 관세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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