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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바이든과 대화 필요성 못 느껴…우린 옳은 일 하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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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타스=연합뉴스]

지난해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타스=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 교류 및 신뢰 구축 회의(CICA) 제6차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바이든 대통령)에게 나와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는지 물어봐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최근 러시아 크렘린궁은 미국의 제안이 온다면 G20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미 백악관은 "현재로선 그런 계획이나 의지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일 크름대교(케르치해협 대교) 폭발 사건 이후 10일부터 이어진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미사일 공습은 당분간 잦아들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러시아의 목표는 우크라이나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더 이상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은 현재로선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서방에서 제기하는 핵 위기설과 관련해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과 러시아군의 어떤 직접 충돌도 세계적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또한 "그런 가능성을 언급하는 누구든 실제로 그런 조처를 취하지 않을 정도로 현명하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와 평화 협상을 할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러시아는 대화에 열려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의 입장을 존중하지만 그들이 협상을 하지 않기로 한 것도 안다. 우크라이나에서 협상 분위기가 무르익는다면 그때 중재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3월 튀르키예(터키)의 중재로 평화협상을 열었으나 불발된 바 있다. 러시아군은 3월 이후 키이우 공략을 중단하고 동북부 전선에서 후퇴했다.

러시아의 동원령은 이미 목표했던 30만 명 중 22만 명을 채웠다며 향후 2주 내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적인 동원령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완공됐으나 서방의 제재로 한 번도 가동되지 않은 독일행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에 대해서는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가동 가능성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독일에 대해 나토와의 관계를 최우선시한 것이 실수이고 독일 국민이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8월 이후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산 곡물 및 비료를 수출하도록 한 합의의 연장을 거부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원래 합의의 의도는 우크라이나 곡물이 최빈국 위주로 공급되게 하자는 것"이었다며 "만약 그런 인도주의적 항로가 테러 행위를 위해 쓰인 것으로 드러난다면 그런 항로는 필요 없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후회하는지에 대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현재 일어나는 상황이 불행하지만 우리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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