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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판정은 1%뿐…고열·기침·폐렴 증상 알고보니 이 바이러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1일 오전 서울 구로구 우리아이들병원에서 어린이가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뉴스1

11일 오전 서울 구로구 우리아이들병원에서 어린이가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뉴스1

14일 질병관리청은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최근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타뉴모바이러스는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일종이다. 발열, 기침 등 독감과 증상이 유사하다. 폐렴 등을 유발할 수 있어서 3일 이상 고열이 지속하거나 호흡 곤란과 같은 증상이 있을 때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독감 의심환자 38.4%는 메타뉴모…독감은 1% 불과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41주차(10월 2~8일) 의료 기관을 찾은 외래 환자 중 인플루엔자(독감) 의심 환자는 1000명당 7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의심 환자는 1명이다. 직전 주(40주차) 7.1명보다는 줄었지만, 이번 절기 유행주의보 발령 기준인 4.9명을 이미 넘어섰다.

38도 이상 발열, 기침, 인후통 등 독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은 늘고 있지만, 검체를 분석해보니 실제 독감 환자는 많지 않았다. 질병청의 급성호흡기감염증 병원체 감시 동향에 따르면, 41주차에 확인된 독감 환자는 1%에 불과하다. 38주차(1.3%)부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41주차 기준 병원체의 38.4%는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로 확인됐다. 38주차에는 24.8%의 검출률을 보였는데 3주 사이 크게 뛰었다.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 때문에 입원한 환자는 349명으로, 독감 입원 환자(18명)보다 많았다. 이들의 77~86%가 6세 미만의 영유아라고 질병청은 밝혔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발열·기침 등 증상…심하면 폐렴까지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는 보통 봄~여름철에 유행한다. 하지만 올해는 가을철에 환자가 늘고있다. 질병청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것이라고 추정한다.

메타뉴모바이러스 감염증은 주로 영유아에게서 발생하지만 성인 환자도 드물지 않다. 여느 감기처럼 호흡기 비말을 통해 직접 전파되거나 감염된 사람의 분비물이나 오염된 물건 접촉으로 간접 전파된다.

주요 증상으로는 발열, 기침, 가래, 콧물, 코막힘 등이 있다. 심하면 세기관지염, 폐렴 등 하기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윤기욱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독감과 메타뉴모를 일반인이 직접 구분하긴 어렵다”면서 “메타뉴모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성인은 일반 감기로 가지만, 5세 이하 아이들이 폐렴과 모세기관지염으로 가기 쉽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폐렴, 모세기관지염은 성인으로 치면 심한 열감기 정도인데, 간혹 호흡 곤란이 올 수 있다”며 “그 경우에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한테 꼭 진료를 받아야 하고, 입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치료는 해열제나 수액 등으로 대증치료를 한다. 윤 교수는 “특별한 치료제나 백신이 없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이다”라면서 “대부분은 해열제 등을 먹고 지나가지만, 고열이 3일 이상 지속하고 호흡곤란 등을 동반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기본 방역 수칙을 지키고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필요한 진료를 받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영유아 보육시설 등에서의 집단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호흡기 증상이 있는 직원과 영유아 등원을 제한하고 환기·마스크 착용·개인물품 공동사용 금지 등 감염 원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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