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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71만명 늘었지만 증가폭 넉달째 둔화…고용 전망 '흐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2 부·울·경 잡페스티벌’이 6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려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들이 채용정보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2022 부·울·경 잡페스티벌’이 6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려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들이 채용정보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9월 취업자가 70만명 넘게 늘면서 고용 호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취업자 증가폭이 4개월 연속 줄어드는 등 둔화 양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경기 둔화 등 대내외적 경제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면서 고용 시장 전망도 어두워지는 양상이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838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0만7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폭은 9월 기준으로 1999년 이후 23년 만에 최대치다. 취업자 증가세는 지난해 3월(31만4000명) 이후 1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실업률은 2.4%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떨어졌다. 집계 기준이 바뀐 1999년 이후 9월 기준으로 최저치다. 반면 15세 이상 고용률은 62.7%로 전년 동월 대비 1.4%포인트 올랐다. 9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제조업 취업이 최근 들어 꾸준히 늘고 있고, 상용직 중심으로 9월 취업자가 증가하는 등 양호한 흐름이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다만 취업자 증가 폭은 5월(93만5000명) 이후 넉 달째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6~8월엔 80만명대를 유지했지만 지난달엔 70만명 선까지 뚝 떨어졌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취업자 증가에 따른 기저 효과, 경기 회복 약화 영향 등으로 상승 폭 둔화가 확대됐다고 봤다. 이날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한 방기선 기재부 1차관도 “경기 둔화 우려가 일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세부 고용 통계에서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6.1%로 1년 전과 비교하면 0.7%포인트 올랐다. 실업자도 같은 기간 3만5000명 늘었다. 최저 수준인 전체 실업률과는 결이 다르다. 통계청은 대기업 채용을 앞두고 청년층이 구직 활동에 나서면서 실업률도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취업자가 1년 새 45만1000명 늘면서 고용 증가를 견인했다. 가파른 고령화 속에 전체 취업자 증가분의 63.8%가 60세 이상이라는 의미다. 반면 40대 취업자는 금융·보험업, 건설업 중심으로 1만7000명 줄면서 석 달째 마이너스를 찍었다. 20대 이하 청년 취업자도 1만6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령층 중심 취업자 증가, 청년층 취업자 증가 폭 둔화라는 한계가 나타난 셈이다.

또한 계절적 요인을 제외한 계절조정 취업자 수는 8월 대비 2만2000명 줄었다. 석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상용직과 달리 임시직(-12만명), 일용직(-11만4000명) 고용도 1년 전과 비교해 찬바람이 불었다. 전일제 근무자로 간주하는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도 1234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870만1000명 줄었다. 반면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1559만명으로 같은 기간 934만4000명 급증했다. 이를 두고 통계청은 지난달 추석 대체공휴일이 포함돼 주당 취업시간이 감소한 거라고 분석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9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9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용 훈풍이 앞으로 계속 불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외 변수가 쏟아지면서 기업이 고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기재부는 이날 내놓은 10월 경제동향에서 “내수가 완만한 개선을 이어가고 있지만 높은 수준의 물가, 수출 회복세 약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하고 있다. 주요국 금리 인상 가속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확전 우려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과 세계 경제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물가·금리·국제 정세 등 불확실성이 워낙 많아 (고용 추이를)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기재부는 향후 고용률이 유지되거나 소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취업자 증가 폭도 둔화할 것으로 봤다. 고물가, 금리 인상, 수출 둔화 등 고용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4분기에 많아서다. 특히 내년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올해 고용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작용하면서 취업자 증가 폭이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경제 전반이 안 좋은데 고용시장까지 흔들리면 타격이 매우 크다. 정부가 보다 빠르고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청년층과 40대 고용을 늘릴 방안을 내놓고, 기업 투자를 끌어낼 규제 개선과 고용 인센티브, 노사 협력에도 과감히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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