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히잡 시위' 재확산에…이란, 인터넷 차단 이어 정신병원 구금까지

중앙일보

입력

이란 현지 신문에 실린 마흐사 아미니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현지 신문에 실린 마흐사 아미니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이란 정부가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는 방식으로 구금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유세프 누리 이란 교육부 장관은 현지 개혁파 언론 샤르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일부 학생을 정신병동에 가두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시위 참여 학생들을 '심리 치료기관'에 보내고 있다"고 언급하며 사실상 인정했다.

누리 장관은 해당 기관의 성격에 대해 "학생의 반사회적 행동을 방지하고 학생을 재교육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구금 규모에 대해서는 "숫자가 많지는 않다"고만 언급했다.

누리 장관은 매체에 "이런 학생들은 '반사회적 인물'이 될 가능성이 있기에 이들을 재교육하려는 것"이라며 "학생들은 재교육이 완료되면 학교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에서는 지난달 중순 여대생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의문사한 사건이 벌어진 이후 현지 여성계와 학생들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당국은 시위가 확산할 움직임을 보이자 주요 인터넷 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했다. 보안 당국은 12일 정오를 기해 햄러헤-아발, 이란셀, 라이텔 등 주요 모바일 사업자의 인터넷 접속을 전면 차단했다.

인터넷 통제 감시 사이트 넷블록스는 이날 이란의 인터넷 트래픽이 평소보다 25%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외부 반정부 세력이 이번 시위의 배후라고 주장하며, 시위대에 최루탄·고무탄 등을 쏘며 강경 진압을 계속하고 있다.

이 기사 어때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