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 발 더 나간 尹 “확장억제, 다양한 가능성 따져보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북한의 7차 핵실험을 앞두고 한·미가 '핵 역량 극대화 방안'에 대한 논의에 돌입할 예정인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미국과의 ‘핵 공유’ 가능성에 대해 “지금 우리 국내와 미국 조야에 확장억제 관련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는데 잘 경청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용산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윤 대통령은 ‘미국에 실질적 핵 공유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있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안보 사항을 대통령이 공개 확인하거나 명시적으로 답변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전술핵 재배치 실현 가능성이 어느 정도 보나’라는 물음에는 “그저께 말씀드렸다. 그것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해 “여러 의견을 잘 경청하고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발언과 비교할 때 이날 나온 '다양한 가능성'발언이 한 발 더 나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기자들과 만난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 발언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확장억제의 획기적 강화를 위한 모든 수단과 방안을 협의하고 논의하고 강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술핵 재배치부터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주 등 가능한 카드를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고 미국과 두루 협의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여권 고위 관계자는 중앙일보 통화에서 “만약 북한이 샌프란시스코나 뉴욕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때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할 것인지 의문”이라며 “핵 역량 극대화 방안을 놓고 미국과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는 것도 이런 문제 인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술핵 재배치론 또한 이런 위기의식에 기반한다. 미국 전술핵 배치를 통한 공포의 균형이 목표다. 이는 기존 ‘한국형 3축 체계’에 대한 신뢰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 3축 체계란 사전 징후 포착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과 발사시설 등을 탐지·추적·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 발사된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적 지휘부 시설을 궤멸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을 말한다. 국내 안보 상황에 정통한 한 여권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북한의 북한 핵·미사일 기술이 고도화됐지만 3축 체계가 이를 완벽히 막아내고 응징할 수준에 있는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며 “최근 윤 대통령의 발언도 핵에는 핵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문제 인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약식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약식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미국 전략자산의 국내 상시 순환 배치 등도 카드로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대북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해 핵탄두 탑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실은 미국 원자력추진 잠수함이나 항공모함 전단을 영해 인근 공해에 상시 순환 배치하는 방안을 여러 옵션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이미 지난 3월 대통령직인수위에 “한반도 위기 고조 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통해 미국 전략자산의 상시 순환배치를 미국 측과 논의하겠다”고 보고했다. 여권 관계자는 “한·미간 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 미국 핵무기 전략자산 전개 협의 절차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 미국과 정례적으로 핵무기 운용 연습을 하는 방안까지 논의 테이블에서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용 주미대사도 12일(현지 시각) 워싱턴 DC 주미대사관에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핵 위협 대응과 관련해 “늘어가는 북한 핵 위협에 과거와 똑같은 방식이 아니라 좀 더 강화되고 발전된 방식으로 대응할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년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해 박수 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년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해 박수 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새마을운동 밑바탕은 자유·연대”=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잠실 서울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 축사에서 “새마을운동 밑바탕은 자유와 연대”라며 “실천 운동이었던 새마을운동이 앞으로 세계의 자유를 지키고 복합 위기를 극복하는 정신운동으로 더 발전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 당시인 1970년대 지역사회 개발 운동으로 시작된 새마을운동에 대해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대표적인 개발 협력 모델로 거듭나 지구촌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엔연설에서 밝힌 것처럼 대한민국이 국격에 걸맞은 책임과 기여를 하지 않고서는 우리 국익조차 제대로 지키기 어렵다”며 이를 위해 새마을운동이 국제적으로 보다 퍼질 수 있도록 나서자고 격려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