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 사랑, 누군 연민이라 부른다…갈릴리 적신 ‘예수의 소나기’

  • 카드 발행 일시2022.10.15

③ 오병이어 일화, 그 뒤에 숨은 예수의 소나기

오병이어 일화, 당시 풍경을 눈앞에 그려보았다. 갈릴래아(갈릴리) 호숫가의 언덕. 저기 저쯤에 예수가 앉아 있었을까. 군중은 저 아래쯤 앉았으리라. 모인 사람이 5000명이 넘었으니 산 중턱에 가득했을 것이다. 여기도 동그랗게, 저기도 동그랗게 둘러앉았을 것이다.

예수는 그들을 향해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빵과 물고기를 들고 하늘을 향해 기도를 올렸다. 모든 사람이 그 광경을 쳐다봤을 것이다. 그들은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았을까. ‘아니, 저분이 뭘 하려고 하는 거지? 아, 물고기 두 마리와 빵 몇 개로 저녁 식사를 하려고 하시나? 그래서 감사 기도를 올리는 건가?’ 다들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예수가 제자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려고 식전 기도를 한다고 여겼을 터이다.

이어지는 예수의 행동은 상상을 초월했다. 예수가 떼어낸 빵과 물고기는 제자들의 입을 향하지 않았다. 군중을 향했다. 예수는 고작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5000명을 향해 건네기 시작했다. 나는 이 광경이 바로 ‘오병이어 일화’의 핵심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