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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2년, 전기차 퍼스트무버 전략 통했다…글로벌 톱3 ‘역대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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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사옥 대강당에서 직원 대상 ‘마음 상담 토크 콘서트 : 요즘, 우리’를 마친 뒤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지난 5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사옥 대강당에서 직원 대상 ‘마음 상담 토크 콘서트 : 요즘, 우리’를 마친 뒤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4일로 취임 2년을 맞는다. 정 회장은 코로나19 확산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위기 속에서도 선제적으로 전동화 전략을 전개하면서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톱3’ 자동차 메이커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13일 각 기업 공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1∼6월 글로벌 판매량 329만9000대로 일본 도요타그룹(513만8000대)과 독일 폴크스바겐그룹(400만6000대)에 이어 3위에 올랐다. 2010년 이후 12년간 5위에 머물다가 2년 만에 2단계 뛰어오른 셈이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5→3위로 도약  

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기아는 상반기 매출 106조5000억원과 영업이익 8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이런 흐름이면 올해 연간 매출 200조원, 영업이익 17조원 달성이 가능하다. 정 회장 취임 당시 2020년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280% 증가했다.

정 회장이 그룹에 합류하며 첫 대표이사를 맡았던 기아와 브랜드 출범을 주도한 제네시스가 판매량·수익성에서 효자 역할을 했다. 아울러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정 회장의 퍼스트무버(선도자) 전략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정 회장은 “모든 업체가 똑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는 전기차 시대에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개발을 주도했다. E-GMP가 첫 적용된 아이오닉 5와 EV6는 유럽·북미 등 각 지역에서 ‘올해의 차’ 수상을 석권하며 현대차그룹을 전기차 선도 기업으로 각인시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6월 “현대차가 잘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블룸버그통신도 ‘일론 머스크 미안. 현대차가 조용히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는 중’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울산과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완공해 전동화 전략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오는 25일 조지아주에서 전기차 전용공장 착공식이 열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다.

자율주행‧AAM‧로보틱스‧AI 선제 투자

그동안 자동차에 국한됐던 사업 영역을 로보틱스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로 확장하기도 했다. 미국 내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과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독립법인 ‘슈퍼널’을 설립한 데 이어, 정 회장은 지난해 사재 2490억원을 포함한 1조원을 들여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최근 KT와 7500억원 상당의 주식 맞교환을 하며 6세대 이동통신(6G) 자율주행 기술, 위성통신 기반 AAM 분야 협력 방안도 발표했다.

사업의 체질을 바꾸는 작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NHN 최고기술경영자(CTO) 출신의 진은숙씨를 ICT혁신본부장(부사장)으로 영입했고, 지난 8월엔 자율주행기술 업체 포티투닷을 인수했다. 2030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전환하기 위해 18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당장 고비는 IRA, 소프트웨어 완성도 키워야

다만 정 회장에게는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 당장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친환경차 판매 전략에 노란불이 켜진 상태다.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조치로, 현대차·기아가 국내에서 생산한 전기차가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퍼스트 무버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는 아반떼보다 승차감이 떨어지지만 자율주행·인공지능 기술을 앞세워 전기차에서 세계 1등”이라며 “앞으로 자동차의 기본 성능보다는 소프트웨어 완성도와 편의성에 승부가 갈릴 것이다. 정 회장에겐 기회이자 시험대”라고 평가했다.

지난 7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워렌 이스트 롤스로이스 CEO가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서 미래항공모빌리티(AAM) 기체 개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지난 7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워렌 이스트 롤스로이스 CEO가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서 미래항공모빌리티(AAM) 기체 개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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