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구속 뒤 겁 없어졌다” 90년대 특수부, 주류의 시작<특수부 사람들-5>

  • 카드 발행 일시2022.10.14

1995년 11월 16일 오후 7시31분. 노태우(1932~2021) 전 대통령을 뒷좌석 가운데에 태운 검은색 승용차가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떠났다. 양쪽엔 수사관이 앉았다. 목적지는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 인사를 쥐락펴락하며 검찰을 국가 통치의 수단으로 써 온 대통령. 그가 퇴임 뒤 새로운 정권의 도구가 된 바로 그 검찰에 구속 피의자로 전락하는 장면이었다. 25분간 이 호송차를 따라가며 취재한 중앙일보는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도하며 ‘제2의 국치일(國恥日)’로 평가했다.

국치일에 벌어진 이 장면은 검찰 내 주류 세력이 ‘공안’에서 ‘특수’로 기울어진 계기가 됐다. 역사를 주도하는 검찰 주류 세력의 판도가 교체됐다. 특수부(특별수사부)가 검찰을 대표하는 조직으로 떠올랐다. 2010년 ‘그랜저 검사’ 재수사를 맡았던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은 “대중이 ‘검사=특수부’라고 생각할 만큼 특수부가 검찰의 상징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1996년 5월 26일 법정에 들어서는 노태우 전 대통령(왼쪽). 오른쪽은 전두환 전 대통령. 중앙포토

1996년 5월 26일 법정에 들어서는 노태우 전 대통령(왼쪽). 오른쪽은 전두환 전 대통령. 중앙포토

검찰 주류 세력, 공안에서 특수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