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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특혜채용 의혹 이스타 부기장, 항공기 추락시킬뻔 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0년 3월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전망대에서 바라본 이스타항공 여객기. 뉴시스

2020년 3월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전망대에서 바라본 이스타항공 여객기. 뉴시스

 승무원 채용 과정에서 청탁을 받고 부적격자 100여명을 취업시킨 의혹에 휘말린 이스타항공에서 특혜채용자로 의심되는 부기장의 미숙한 행동으로 대형사고가 날뻔한 상황이 발생했었다는 폭로가 나왔다. 단순한 채용 비리를 넘어 승객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인된 것이다.
 기장 출신 전직 이스타항공 조종사는 중앙일보 유튜브 '투머치토커'인터뷰에서 " 2017년경 이스타항공 조종사(부기장)로 채용된 여성 A씨는 30대만 넘어가도 채용되기 어려운 부기장에 40대 중반의 나이에 채용된데다 수습 때 워낙 기량이 안돼 탈락 1순위로 거론됐음에도 합격돼 논란이 됐다"고 했다. 그는 "A를 부기장으로 데리고 비행한 동료 기장에 따르면 A는 비행 도중 돌연 이유 없이 에어컨을 껐다. 산소가 희박한 고공에서 에어컨을 끄면 기내 여압이 제로가 돼 산소가 없어져 승객들이 호흡곤란으로 죽게된다"며 "그러면 항공기가 위험을 무릅쓰고 산소가 있는 1만 피트 이하로 급강하해야한다. 까딱하면 추락으로 이어질 극도의 위험을 A가 자초한 것"이라고 했다.이어 "다행히 기장이 이 사실을 즉각 알아채고  A에게 '당신 미쳤어!'라고 고함 지르니까 A가 놀라서 에어컨을 켰다. 그래서 겨우 사고를 막았다"고 했다.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5층 경영관리본부 입구. 문희철 기자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5층 경영관리본부 입구. 문희철 기자

 전직 조종사는 "(이런 문제 때문에) A와 비행해본 기장들은 '두번 다시 같이 못 탄다'고 동승을 기피해 A는 운항본부장을 맡은 고참 기장 비행기만 타는 신세가 됐다."고 했다. 이어 "나도 A와 두번 동남아를 다녀왔는데 악명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당신은 앉아만 있으라'고 한 뒤 6시간 내내 나 홀로 조종했다. 그동안 A는 별 보고 놀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A는 골프협회 고위층의 딸로 알려졌다"며 "회사내에선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의 아들이 골프 유학중이라, A가 '백'으로 들어온 모양'이란 소문이 무성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2015년∼2019년 이스타항공 채용자 500명중 20%에 달하는 100명 가량이 자격 미달인데도 민주당 정치인들을 비롯한 특정 인사들의 청탁에 따라 부정 채용된 혐의를 잡고 창업주 이상직 전 의원과 최종구 당시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법원은 14일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한다.  (이 기사는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에 상세보도될 예정이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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