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장제원 빠진 '민들레' 국감 뒤 출범…與 절반 이름 올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인수위에서 당시 총괄보좌역이던 이철규 의원(왼쪽), 비서실장이던 장제원 의원(오른쪽)과 함께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친윤 핵심으로 분류되는 두 의원은 지난 6월 당내 모임 민들레(민심 들어볼래) 결성을 추진했다. 하지만 계파 형성 논란으로 장 의원이 불참을 선언했고, 이 의원이 주도해 다음달 모임을 재개한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인수위에서 당시 총괄보좌역이던 이철규 의원(왼쪽), 비서실장이던 장제원 의원(오른쪽)과 함께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친윤 핵심으로 분류되는 두 의원은 지난 6월 당내 모임 민들레(민심 들어볼래) 결성을 추진했다. 하지만 계파 형성 논란으로 장 의원이 불참을 선언했고, 이 의원이 주도해 다음달 모임을 재개한다. 뉴스1

국민의힘 친윤계 의원 모임 ‘민들레(민심 들어볼래)’가 조만간 공식 출범한다. 지난 6월 15일 첫 모임을 계획했다가 “당내 분열을 가져온다”는 비판에 제동이 걸린 지 넉 달만이다.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이철규 의원은 12일 통화에서 “국회 국정감사가 끝나는 다음달 초 공부모임을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면서 “회원이 아닌 사람도 누구든 와서 듣고, 차 마시고, 공감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개방형)’ 형식으로 꾸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름을 계속 민들레로 할지, 아니면 ‘수요 공부모임’처럼 좀 더 일반적인 이름을 붙일지는 첫 모임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민들레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히던 장제원 의원이 중심을 잡고 이철규·이용호 의원이 간사를 맡으려 했었다. 하지만 이준석 당시 대표가 “국민이 좋게 볼 이유가 하나도 없는 모임”이라고 비판하고, 또 다른 윤핵관이던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가 라디오에 나와 “계파 얘기가 나오면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방해가 된다”고 반대해 장 의원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결성이 흐지부지됐었다. 이철규 의원은 “이용호 의원이 부담을 느꼈는지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해와 일단 내가 첫 모임을 소집하고, 이후 초선 2~3명이 간사를 맡아 월 2회가량 모임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번 무산됐던 민들레 출범은 지난 8월 말 다시 추진됐었다. 그러나 두 차례의 법원 가처분 사태가 국민의힘을 덮치면서 모임은 두 달 넘게 지연됐다. 지난 8월 31일 장 의원이 “계파 활동으로 비춰질 수 있는 모임이나 활동 또한 일절 하지 않겠다”며 전격적으로 2선 후퇴 선언을 하면서 추진 동력도 잃는 듯했다. 그러나 오히려 그 사이 30명 언저리였던 회원 수는 63명까지 불어났다는 게 이철규 의원의 설명이다. 이 의원은 “최근까지도 ‘나는 왜 가입 공지를 못 받았느냐’고 개별 문의한 의원들이 몇 있었다”며 “50명 모집이 목표였고, 이제 회원은 더 받지 않을 방침”이라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이 그 뒤를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이 그 뒤를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사조직 변질”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전체 의원(115명)의 절반 이상인 55%가 이름을 올린 배경에는 당내 의원들 간 정책 현안 공유에 대한 갈증이 적잖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반도체 육성, 일자리 확대, 저출산 극복, 마약 퇴치 등 다양한 국정 과제를 제시했다. 그러나 당정 간에 소통이 부족하면서 여권에선 “용산과 여의도가 따로 논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민들레는 첫 모임 주제로 반도체 육성, 택시 대란, 바이오 산업, 소상공인 대책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 참여 의원은 “장 의원도 결국 안 나서는 것으로 정리되지 않았느냐”며“철저히 민심과 전문가 의견 청취에 집중하면 정말 ‘좋은 공부 모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당대회 열기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민들레 공식 출범은 여전히 논란이 될 전망이다. 장제원 의원은 빠지지만 이철규 의원을 비롯해 김정재·송석준·배현진·정희용 등 모임 주축은 여전히 장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까닭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대를 앞두고 ‘윤심 논쟁’이 나올 건 불보듯 뻔한데, 민들레 활동 자체가 권성동·장제원 간 내부 갈등 재현으로 비칠 여지가 완연하다”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은 차기 당권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한때 ‘윤핵관 브라더’로 불렸던 두 의원 관계는 민들레 갈등 이후 수 개월째 냉각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