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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4~5년은 기본…내집 아니라도 집꾸미기 수요 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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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MZ세대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담긴 개성 있는 인테리어. 일과 여가 기능이 더해졌다. [사진 오늘의집]

MZ세대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담긴 개성 있는 인테리어. 일과 여가 기능이 더해졌다. [사진 오늘의집]

금리 인상 등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미루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전·월세 평균 거주기간이 길어지면서 임대 주택에서도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을 활용해 ‘내 집’처럼 개성을 표현하는 젊은층이 느는 추세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021년 6월~2022년 8월 신고된 서울 전·월세 계약(72만4161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전·월세 계약 건수 중 신규계약은 75%, 갱신계약은 2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갱신계약(재계약) 18만1134건 중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거래는 10만269건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었다. 이는 최소 4년 이상 한 집에서 거주하는 세입자가 많다는 의미다. 국토교통부의 지난해 7월 조사에서도 전·월세 평균 거주기간은 3.5년에서 5년으로 증가했다. 전·월세로 한 집에 오래 살게 되면서 임대 주택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내가 ‘산’ 집이 아니더라도, 내가 ‘사는’ 집에 더 애정을 쏟게 된 것이다.

MZ세대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담긴 개성 있는 인테리어. 일과 여가 기능이 더해졌다. [사진 오늘의집]

MZ세대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담긴 개성 있는 인테리어. 일과 여가 기능이 더해졌다. [사진 오늘의집]

‘임대’ ‘자가’ 등 집의 소유형태와 상관없이 자신의 취향 등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거나, 일과 여가 등 새로운 기능을 더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강화됐다. 집 관련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앱 ‘오늘의집’은 다양한 인테리어 사례나 홈캠핑, 홈가드닝, 홈카페 등 콘텐트를 선보이며 최근 3년 새 사용자(앱다운로드수 기준)가 500만명에서 2500만명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커튼·러그·조명 같은 소품이나 가구 배치를 바꾸는 것만으로 집에 극적인 변화를 보여줬던 것이 MZ세대의 마음을 샀다. 유튜브에서도 임대 주택에서의 자취 스토리를 전하는 ‘자취남’ 같은 콘텐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청년 주거정책의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가구의 자가 점유율은 2020년 기준 16.2%에 그치고 있다. 10명 중 8명이 주택을 임대해 거주하는 상황이다. 30대 직장인 A씨는 “예전엔 아파트 분양을 받으면 멋지게 살겠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굳이 미래를 위해 지금의 행복을 미룰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외제차를 사거나 명품을 구매하지는 않더라도 거주 공간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반지하 월세집에 거주 중인 대학생 B씨도 “비록 내 집은 아니지만 나의 취향과 감성, 스타일을 담은 셀프 인테리어로 꾸몄고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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