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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삼성·SK 중국공장엔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1년 유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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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삼성전자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 쑤저우에는 테스트·패키징 공장이 있다.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공장 세 곳을 운영한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 쑤저우에는 테스트·패키징 공장이 있다.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공장 세 곳을 운영한다. [사진 삼성전자]

최근 미국 기업의 대중(對中)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한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중국 현지에 공장을 둔 주요국 반도체 기업에 대해 수출통제 조치를 1년 유예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다만 중국 반도체 회사엔 타격이 클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 나온다.

12일 반도체 업계 등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에 이 같은 내용의 유예 방침을 공식 통보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중국 내 반도체 생산 시설에 필요한 장비를 1년간 미국의 별도 허가 없이 공급받기로 미 상무부와 협의했다”고 밝혔다.

당초 미국 정부는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가동하는 외국 기업에 대해서는 해당 기업과 장비 업체 모두 수급 건별로 허가받도록 했지만, 앞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년간 건별 허가 없이 장비를 수입할 수 있게 했다는 뜻이다.

국내 업체들은 일단 눈앞의 불확실성은 해소한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스(AMAT)·KLA·램리서치 등으로부터 설비와 부품 출하 중지, 유지·보수를 위한 엔지니어 파견 중단을 통보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유예 조치로 상황이 달라졌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SK하이닉스 측은 “중국에서 반도체 제품 생산을 지속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와 원만하게 협의가 됐다”며 “앞으로도 우리 정부와 함께 미 상무부와 긴밀히 협의해 국제 질서를 준수하는 범위에서 중국 공장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당장의 설비 공급과 서비스 중단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유예라기보다는 포괄 허가에 가까운 조치라서 매우 우호적인 의미로 볼 수 있다”며 “건별 허가를 전혀 안 받아도 되기 때문에 사실상 수출 통제 강화 조치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1년 뒤에는 포괄 허가가 연장될지, 새로운 방식이 적용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국내 업체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미국 정부와 계속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7일(현지시간)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 통제 조치를 내렸다. 구체적으로 미국 기업이 ▶18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14㎚ 이하 비메모리칩(로직칩) 등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첨단 반도체와 제조 장비를 판매할 경우 별도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 쑤저우에 테스트·패키징(후공정) 공장이 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D램 공장, 충칭에 후공정 공장, 다롄에 낸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다만 중국 반도체 업체엔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제재 대상에 중국 반도체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뿐 아니라 수광·H3C·다후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며 “이들은 신규 설비 도입뿐 아니라 부품과 서비스도 받지 못해 제품 생산에 치명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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