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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 ‘인민영수’ 등극 준비 마쳤다…7중전회 시진핑 권위 확립하고 폐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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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를 기념해 베이징전람관에서 전시 중인 ‘분투전진 신시대’ 전시관에 시진핑 중국주석을 옹호하는 구호 앞에 여성 해설자가 대기하고 있다. 신경진 특파원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를 기념해 베이징전람관에서 전시 중인 ‘분투전진 신시대’ 전시관에 시진핑 중국주석을 옹호하는 구호 앞에 여성 해설자가 대기하고 있다. 신경진 특파원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베이징 징시호텔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19기 7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7중전회)에서 상무위원들이 거수로 찬성을 표시하고 있다. CC-TV 캡처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베이징 징시호텔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19기 7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7중전회)에서 상무위원들이 거수로 찬성을 표시하고 있다. CC-TV 캡처

시진핑(習近平·69) 중국 국가주석의 1인 장기 집권을 확정할 중국공산당(중공) 제20차 전국대표대회(20대)가 개막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12일 관영 신화사는 중공 19기 7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7중전회)가 당 대회의 모든 준비를 마치고 폐막했다고 공식 회의록을 통해 보도했다.

7중전회 회의록은 명실상부한 시진핑 1인 시대를 예고했다. 시진핑 권위를 상징하는 ‘두 개의 확립(兩個確立·양개확립)’과 ‘두 가지 수호(兩個維護·양개유호)’가 공식 확정되면서다. 이른바 ‘두 개의 확립’은 “시진핑 동지를 당 중앙의 핵심, 전당의 핵심 지위를 확립하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 지위를 확립했다”는 의미다. ‘두 가지 수호’는 “당 중앙의 핵심인 시진핑 총서기의 지위를 결연히 수호하고, 당 중앙의 권위와 영도를 확고히 수호한다”는 중국식 정치 용어다.

7중전회는 20대 개막일을 16일로 최종 확정했다. 대의원 2300여명이 확정할 20대 정치보고와 당헌법(黨章·당장) 개정안도 심의를 거쳐 확정했다.

지난 8일 중국중앙방송(CC-TV)가 방영한 선전 다큐멘터리 ‘영항(領航)’은 1회에서 군중에 둘러싸인 시진핑 주석 화면 아래 “인민영수는 인민을 사랑한다”는 자막이 보인다. CC-TV 캡처

지난 8일 중국중앙방송(CC-TV)가 방영한 선전 다큐멘터리 ‘영항(領航)’은 1회에서 군중에 둘러싸인 시진핑 주석 화면 아래 “인민영수는 인민을 사랑한다”는 자막이 보인다. CC-TV 캡처

20대 키워드로는 9600만 중공 당원의 우두머리를 뜻하는 영수(領袖)가 제기된다. 영수 체제가 확립된다면 지난 1982년 개최된 12차 당 대회에서 2세대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이 확립했던 과두(寡頭) 지배 시스템은 무너지고 시진핑 1인 체제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당시 덩샤오핑은 1945년 옌안(延安)에서 열렸던 7차 당 대회에서 마오쩌둥이 처음 언급한 뒤 8대(1956년)·9대(1969년)·10대(1973년)·11대(1977)년까지 당 공식 문건에 빠짐없이 기재됐던 ‘영수’ 칭호를 개인숭배를 이유로 폐기했다. 이번에 영수 칭호가 재등장한다면 45년 만에 1인 체제가 부활했음을 의미한다.

공보(公報)로 불리는 7중전회 회의록은 2660자의 장문으로 발표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총서기 집권 시기인 16기와 17기 1200~1300자와 비교해 두 배 분량으로 늘었다. 5년 전 2500자보다도 길어졌다. 중공의 헌법의 서문 격인 ‘총강(總綱)’에 실린 행동 지침의 개편도 예고했다. 공보에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 중요사상, 과학발전관을 견지하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전면 관철했다”고 표기하면서다. 20대 폐막일에 공개될 당 헌법 개정안에는 16자로 장황한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이 ‘시진핑 사상’으로 압축되면서 순서까지 앞으로 변경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시 주석이 ‘인민영수’ 칭호를 확정한다면 ‘동급자 중의 일인자’로 불리던 중공 총서기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사이의 대등한 관계는 역사로 사라진다. 중국 정치의 권위자인 우궈광(吳國光) 캐나다 빅토리아대 교수는 “시진핑 집권 10년 동안 기존 공산당 엘리트의 ‘과두 전제(專制)’가 공산당 영수의 ‘개인 독재 전제’로 전환됐다”고 지난 7일 프랑스 자유아시아방송(RFI) 인터뷰에서 말했다.

인민영수 탄생을 위한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 8일 CC-TV가 제작한 16부작 선전 다큐멘터리 ‘영항(領航)’ 1회에는 “인민영수는 인민을 사랑한다”는 해설이 환호하는 대중에 둘러싸인 시 주석 장면과 함께 방영됐다. CC-TV는 지난 8월 말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편하며 ‘인민영수 시진핑’ 페이지를 신설했다.

영수 체제를 예고한 ‘집중 통일 영도’ 여섯 글자도 공보에 포함됐다. 1인 체제는 이미 지난 2016년 1월에 확립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시진핑 주석은 총서기 권한으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소집해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국회), 국무원(정부), 전국정치협상회의(자문기구), 최고인민법원과 최고인민검찰원(사법)의 업무 보고를 받았다.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 시기에는 볼 수 없던 장면이었다. 당시 시진핑은 일상 당무를 처리하는 중앙서기처의 보고까지 받았다. 당시 시 주석은 기세를 이어 이듬해 “집중 통일 영도” 용어를 19대 정치보고에 기재하는 데 성공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가 지난 2018년 3월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을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에서 선물한 대형 ‘고려청자’가 베이징전람관에서 전시 중이다. 신경진 특파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가 지난 2018년 3월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을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에서 선물한 대형 ‘고려청자’가 베이징전람관에서 전시 중이다. 신경진 특파원

한편 이날 내외신 기자에게 공개된 ‘분투전진의 신시대’ 전시회 외교 성과 전람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에게 선물한 고려청자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최근 북한에서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높이 약 80㎝ 정도 크기의 대형 청자에는 꽃무늬와 백조 문양 등이 상감으로 새겨져 있고, 뚜껑과 손잡이를 묶은 금실도 보였다. ‘고려청자 감화문 주호(高麗靑瓷嵌花紋酒壺)’라는 제목과 함께 “2018년 3월 조선노동당 위원장,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 부부가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을 당시 시진핑 주석 부부에게 증정했다”는 설명글도 확인됐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베이징 징시호텔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19기 7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7중전회)에 참석한 왕양(汪洋·67) 정협 주석. 차기 단임 총리설이 나온다. CC-TV 캡처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베이징 징시호텔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19기 7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7중전회)에 참석한 왕양(汪洋·67) 정협 주석. 차기 단임 총리설이 나온다. CC-TV 캡처

왕양 차기 단임 총리 유력 전망

차기 상무위원 7명을 포함한 수뇌부 25인 중앙정치국 인사는 역대 최고의 보안이 유지되는 가운데 현재 권력서열 4위인 왕양(汪洋·67) 전국정협 주석을 미래 5년 단임 총리로 유력하다고 대만 중앙사가 11일 예측했다. 개혁파 인물로 보수파의 견제를 받아왔던 왕양이 10년 연임이 불가능한 67세 나이 때문에 시진핑의 낙점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단임 총리는 시진핑 권위에 영향이 크지 않아 자신의 측근을 차차기 총리에 앉힐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설명했다.(표)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베이징 징시호텔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19기 7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7중전회)에 참석한 리창(李强·가운데) 상하이 서기. 차기 부총리 승진설이 나온다. CC-TV 캡처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베이징 징시호텔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19기 7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7중전회)에 참석한 리창(李强·가운데) 상하이 서기. 차기 부총리 승진설이 나온다. CC-TV 캡처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베이징 징시호텔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19기 7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7중전회)에 참석한 후춘화(胡春華·오른쪽) 부총리. 정치국위원을 두 차례 역임한 후 부총리의 상무위 진입 여부가 주목된다. CC-TV 캡처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베이징 징시호텔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19기 7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7중전회)에 참석한 후춘화(胡春華·오른쪽) 부총리. 정치국위원을 두 차례 역임한 후 부총리의 상무위 진입 여부가 주목된다. CC-TV 캡처

미국의 싱크탱크 아시아소사이어티도 최근 왕양 총리를 유력한 인사안으로 제시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완전히 은퇴하고, 같은 공청단파인 후춘화(胡春華) 부총리 역시 상무위원 문턱을 넘지 못한다. 대신 한정(韓正) 부총리 후임으로 시진핑의 측근인 리창(李强) 상하이 서기가 맡는다. 왕후닝(王滬寧)과 자오러지(趙樂際)는 각각 정협주석과 전인대 상무위원으로 이동하고, 중앙기율위와 이데올로기 담당 중앙서기처 서기는 시진핑 파벌인 딩쉐샹(丁薛祥)이나 천민얼(陳敏爾)이 차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진핑이 압승할 경우의 인사안으로 측근 리창이 총리를 맡고 후춘화가 제1부총리로 상무위원에 진입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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