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진석, 與 의원 전체에 공주 밤떡과 ‘이 책’ 돌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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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 남정호 칼럼니스트 저서 '김정숙 버킷리스트의 진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국정감사가 진행중인 12일 국민의힘 소속 의원실에 이 책을 돌렸다. 국민의힘 관계자 제공

본지 남정호 칼럼니스트 저서 '김정숙 버킷리스트의 진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국정감사가 진행중인 12일 국민의힘 소속 의원실에 이 책을 돌렸다. 국민의힘 관계자 제공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소속 의원실 전체에 공주 밤으로 만든 떡과 책을 돌렸다.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정 위원장은 이날 국정감사로 고생하는 소속 의원과 보좌진을 격려하는 의미에서 각 의원실에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의 명물 밤떡을 돌렸다. 국정감사 때 지도부가 간식을 보내는 일은 흔하지만 각 의원실의 주목을 끈 건 떡과 함께 배달된 책 한 권이었다.

정 위원장이 보낸 책은 남정호 중앙일보 칼럼니스트가 올해 초 발간한 『김정숙 버킷리스트의 진실』이었다. 이 책은 2018년 11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단독으로 인도를 방문한 것과 관련한 의혹을 다룬 남 칼럼니스트의 칼럼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2019년 6월 11일 중앙일보 30면) 취재기를 담고 있다. 당시 칼럼이 공개되자 청와대가 강하게 반발하며 정치적 파장이 일었고, 김 여사 출장에 관한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계기가 됐다.

그런 책을 정 위원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돌린 이유는 현재 정치적 상황과 맞닿아 있다. 최근 국민의힘은 김 여사 인도 방문 관련 의혹을 연일 제기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일 공개한 외교부 문서와 외교부 담당자 증언 등에 따르면 인도가 원래 초청한 대상은 도종환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었다. 하지만 외교부가 인도 측에 ‘영부인이 함께 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김 여사의 방문이 결정됐다는 게 배 의원의 주장이다. 이후 문체부가 기획재정부에 대표단 출장 예비비 4억원을 신청했고, 신청 사흘 만에 예비비가 배정됐다. 최근엔 김 여사의 인도 방문에 청와대 요리사 등이 동행한 사실이 추가로 알려지기도 했다.

정 위원장 역시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지난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영부인의 세계 일주 꿈을 이뤄준 ‘버킷리스트 외교’”라고 비판한 것이다. 직전 원내대표였던 권성동 의원 역시 12일 페이스북에 “5대양 6대주를 넘나들며 방문한 곳들을 보면 이것이 영부인 해외순방 일정인지, 패키지 관광상품 목록인지 구분하지 못할 지경”이라며 “김 여사는 국민 혈세로 ‘부루마블’ 했나”라고 직격했다.

국민의힘은 감사원 감사도 요구하고 있다. 조수진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해당 논란에 대한 감사 필요성을 제기했고, 최재해 감사원장은 “검토해보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을 정 위원장이 돌리자 당내에선 “정 위원장이 ‘화력지원’을 요청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달라’는 일종의 신호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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