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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1인당 GDP, 日 턱밑추격...그새 대만은 韓日 모두 추월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해 한국과 일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격차가 역대 최소 수준으로 좁혀진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등에 업은 대만은 올해 한국·일본을 모두 제치고 동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1인당 GDP를 기록할 전망이다.

IMF가 11일(현지 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3590달러로 일본(3만4360달러)과의 격차가 770달러 차이로 좁혀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의 1인당 GDP는 원화 약세 등에 따라 지난해 3만5000달러에서 4% 줄었다. 하지만 엔화가치가 원화보다 더 하락한 영향으로 일본의 1인당 GDP 감소 폭이 한국의 3배에 달했다. 지난해 3만9300달러에서 12.6%나 급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에 양국의 1인당 GDP 격차는 IMF 통계 작성 이래 최소 수준인 770달러까지 좁혀졌다. 1995년에는 한국 1만2570만 달러, 일본 4만4210달러로 최대 격차(3만1640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이때만 해도 한국의 1인당 소득이 일본의 3분의 1도 채 되지 않았지만, 이젠 한일 역전을 눈앞에 두게 된 셈이다.

90년대 이후 한국은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일본은 마이너스 물가와 엔화가치 하락 등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을 거치면서 성장이 정체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위기감은 상당하다. 최근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의 1인당 GDP가 구매력(PPP) 기준으로는 이미 주요 7개국(G7)은 물론 한국에도 뒤지는 수준으로 떨어진 점을 지적하며 “성장률은 오르지 않고 임금도 제자리다. 오랜 양적 완화로 저금리에 의존하는 좀비 기업들이 많아져 경제의 신진대사가 끊겼다”라고 짚었다. 일본의 경제 석학으로 꼽히는 노구치 유키오(野口悠紀雄)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도 ‘엔저 때문에 일본이 한국보다 가난해졌다’라는 칼럼에서 “일본은 지금까지 약 50년간 선진국의 지위를 누렸지만, 이제는 거기에서 미끄러져 내려오기 직전”이라며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0엔 수준으로 떨어지면 한국의 1인당 GDP가 일본보다 높아진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만, 韓日 모두 추월해 동아시아 1위 

일본이 걷고 한국은 뛰었다면, 대만은 날았다. IMF가 예측한 올해 대만의 1인당 GDP는 지난해(3만3140달러)보다 7.2% 증가한 3만5510 달러다. 2003년 한국에 처음으로 추월당한 이후 약 20년 만에 한국을 다시 제치는 것은 물론, 사상 처음으로 일본까지 앞서게 되는 셈이다.

대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서 가파른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대만의 대표 반도체 기업인 TSMC는 지난 3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을 처음으로 추월한 것으로 분석된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 5월 “대만 경제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회를 이용해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며 “대만의 1인당 GDP가 19년 만에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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