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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감사원 무례한 짓" 때린 文, 유병호 문제에 "대단히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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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일인 지난 5월 10일 KTX울산 통도사역에 도착해 환영 나온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일인 지난 5월 10일 KTX울산 통도사역에 도착해 환영 나온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문자메시지 직보’ 논란에 대해 최근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며 비판했다고 한다. 해당 논란에 대한 문 전 대통령 입장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문 전 대통령은 8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를 찾은 친문계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한 감사원 조사 상황과 당의 대응 방침을 보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5일 유 총장이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에게 문자메시지 보고를 했다가 언론에 포착된 것이 거론됐다. 그러자 문 전 대통령은 “현재 감사원의 일련의 행위에 대해서 대단히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특히 전 의원이 “단순히 감사원 내 몇몇 사람만의 일탈 수준이 아닐 것이며 정권 차원의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하자 문 전 대통령도 이에 동의했다고 한다. 또 이달 중순 감사원이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문 전 대통령 조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적시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자 문 전 대통령은 “안타깝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전 의원은 1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절차나 내용조차 지키지 않는 감사원 행태에서 정치적 의도가 보인다는 게 문 전 대통령 시각”이라며 “양산에 내려와서도 일상의 평온함을 지키지 못하는 점에도 적잖게 괴로워하셨다”고 전했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지난 8일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지난 8일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문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반응은 9월 30일 감사원 서면조사 요구에 대해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반발했던 것 보다 더 나아간 것이다. “감사원 조사는 대통령실의 하명에 의한 것”이라는 민주당 주장에 힘을 실으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초기에는 서면조사 거부에 초점이 놓였다면, 최근 반응은 대통령실과 감사원의 유착 의혹에 대한 반발 성격일 것”이라며 “자신에 대한 감사원 서면 조사 요구가 정권 차원의 소위 ‘표적 조사’라는 점을 본인도 잘 알고 있다는 뜻 아니겠냐”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감사원의 전방위 감사에 대해 민주당은 ‘대감(대통령실-감사원) 게이트’라며 총력 대응하고 있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 국정감사에서도 민주당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는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못했다”며 열띤 공세를 벌였다. 민주당은 12일 오후 이관섭 수석, 최재해 감사원장, 유 총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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