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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바이오도 초격차 노린다…10년간 7조5000억 투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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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삼성그룹이 바이오 사업에서 또 한 번 ‘공격 투자’에 나선다.

삼성은 11일 2032년까지 바이오 사업에 7조500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압도적 초격차’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스템반도체와 함께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바이오 분야에서 구체적인 사업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을 방문해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을 방문해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인천광역시 연수구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송도캠퍼스를 찾아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인 삼바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생산능력이 24만L에 달하는 이 공장은 삼성이 2조원을 투자해 최근 부분 가동에 들어갔다. 이 부회장이 송도 바이오 캠퍼스를 찾은 건 2015년 제3공장 기공식 이후 7년 만이다.

삼바는 제4공장 가동으로 42만L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확보해 CDMO 사업 개시 10년 만에 세계 1위에 올랐다. 세계 20대 제약사 중 12곳을 고객사로 유치했고, 제4공장이 완전히 가동되는 내년엔 생산능력을 60만L까지 확대한다.

이 부회장은 공장 기공식 이후 삼바·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진을 만나 CDMO·바이오시밀러(특허가 만료된 동등 효과의 의약품) 사업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삼성은 앞으로 10년 내 7조5000억원을 투입해 36만여㎡(약 11만 평) 규모의 제2바이오 캠퍼스를 조성하고 공장 4개를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다. 이번에 제4공장 건설로 기존 공장 부지는 꽉 찬 상태다. 생산시설 확대와 함께 기술을 고도화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 허브’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제2캠퍼스에는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도 설치한다.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이자 미래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셈이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글로벌 시장에서 6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시판 중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제품 생산체계(파이프라인)를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항암·항염 치료제 위주에서 안과·희귀질환·골다공증 등 난치병 분야로 넓혀갈 예정이다.

이번 바이오 사업 로드맵 발표는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가 구체화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지난주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데이 2022’에서 “인간 수준에 가까운 기능의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두뇌 역할을 하는 SoC(System on Chip)를 비롯해 이미지센서(눈), 통신용 칩(신경망·혈관), 전력 반도체(심장·면역체·피부) 등 사람의 기능에 가까운 반도체를 구현하겠다는 사업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재계에서는 이른바 ‘이재용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바 방문에 이어, 12일에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정기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준법감시위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현’을 중심 추진과제로 삼고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경영 복귀 이후 미래사업 구체화와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목표를 향해 잰걸음을 계속하는 셈이다.

삼성 안팎에선 이 부회장이 주주와 국민에게 실질적인 삼성의 미래를 보여주는 데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부활, 회장 취임, 삼성전자 등기이사 선임 등 외형적 선언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어떤 미래 보여줄지 증명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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